소재와 형식의 자유로운 이탈
예술가와 그림책 정기전 - 바람난 책
입력시간 : 2009. 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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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책의 형식을 넘어서 다채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북아트 형식의 확장과 대중화를 시도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도 더욱더 개방된 인식과 표현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주제를 ‘바람난 책‘으로 정하였다. 책이 바람난 것은 책의 형식 이탈, 소재의 이탈일 수 있으며, 도덕과 관념의 정직한 책에서 탈피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즉 사고의 확장을 의미한다. 전시 작품들은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북아트의 형식을 과감하게 벗어던진다.
영국에서 북아트를 전공한 김지희는 설치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word without text」는 소통 방식의 획일화와 감성의 교류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전화, 이메일, 편지, 문자메세지 등은 모두 글로 쓰거나 말로 단어들을 나열하여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작가는 각각의 종이에 표현된 단어들이 과연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통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낱말들을 잉크 없이 활판인쇄방식(볼록판식 인쇄)으로 제작하였다. 순수 회화와 일러스트 작업을 병행하는 한은혜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도자 형식으로 드러낸다.
그의 작품 「생명」은 나무, 새싹, 사람을 이미지화한 것이다. 흙에 생기를 불어넣어 인간이 창조되었듯이, 흙으로 생명에 관한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도자기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하였다. 조각을 전공한 이호동은 사각형의 철판자석과 MDF패널들을 벽면에 부착한다.
고대의 상형문자를 연상케 하는 각각의 패널들을 통해 인간 본연의 소통욕구를 문명의 언어가 아닌 곡선형의 기호로 나타내었다. 중견작가 양종세와 노정숙은 각각 목조와 동판기법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에 비해 오유리와 윤은애는 북아트의 기존 형식을 차분하게 드러낸다.
성경 속 바람에 관한 이야기를 모은 윤은애의 작품「비(悲)」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인연에 관한 단상을 종이 재질의 묶음으로 표현한 오유리의 「스쳐 지나가다」가 그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미술에 있어 자유로운 표현기법을 북아트 장르를 통해 실험한 듯 하다. 간혹 ‘이것이 왜 북아트인가?’라는 의문을 낳기도 하지만, 개방된 사고와 흥미로운 발상으로 북아트 장르를 확장시키고자 하는 작가들의 기본 취지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면 좀 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참여작가 명단(총 11명)
김지희, 노정숙, 박수연, 박지아, 양종세, 오유리, 윤은애, 이영민, 이호동, 조성숙, 한은혜
♦ 전시기간 : 2009. 12. 7(월) ~ 13(일) 오프닝 : 2009. 12. 7(월) 오후 6시
♦ 장 소 : 광주롯데갤러리(광주은행 본점 1층)
최정이 기자 choijungy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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