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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 스페셜 방송은 영화 DVD의 메이킹 필름과 '코멘터리'의 형식을 띄어 이채롭다. 실제 그림과 드라마 영상의 오묘한 오버랩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된 '바람의 화원' 스페셜은 배우 문근영의 코뼈 부상으로 인해 급하게 편성된 방송. 연출자인 장태유 PD와 신윤복 역의 문근영, 극본의 이은영 작가, 원작자 이정명 작가 등 네 명의 관계자가 모여 회상하는 형식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6부 분량 중 주요 장면을 내보내는 동안 당시의 촬영 상황과 연출 의도에 대해 각각 설명해 나갔다. 특히 실제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두고 드라마에 대입해 설명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였고, TV 속에서 마치 다양한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효과를 얻었다.

저자거리에서 김홍도와 신윤복이 만나 인연을 시작하는 장면은 모두 특별하게 생각했다. 저자거리에서 그림을 구경하던 두 사람이 만나 김홍도의 그림을 찢어버린 뒤 신윤복이 다시 그린다는 내용으로, 자신의 그림을 모사하는 윤복의 모습을 바라보는 김홍도의 심경이 묘했을 상황. 장PD는 "이 장면은 수차례의 리허설을 한 뒤에야 촬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김홍도가 묘향산에서 호랑이를 그리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는 장면도 '바람의 화원'의 하이라이트. 이 장면에 대해 장PD는 "박신양 씨가 죽을 뻔했던 장면으로, 촬영이 안 되면 바꾸려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5일에 걸쳐 이곳저곳 다니면서 찍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장면은 기생 정향이 가야금을 치는 동안 그림을 그리는 신윤복. 이에 대해 장PD는 "마치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연주를 마치고 구슬땀을 흘리는 정향과 그림을 마친 뒤 지쳐 쓰러지는 신윤복의 모습이 연출의도를 잘 드러낸 듯하다.

극중 정순왕후의 사적인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인해 손을 뭉개버리는 형벌을 받아야 한

장파형은 극본을 맡은 이은영 작가가 개발한 형벌. 이 작가는 "실제는 없는 형벌이지만 도화서 화원에게는 가장 무서운 형벌이다"고 설명했다.

또 동성애를 연상케 한다며 큰 화제가 됐던 정향과 신윤복의 멜로 장면에 대한 해설도 있었다. 이정명 작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정향은 신윤복에게 '뮤즈' 같은 존재다. 창작에 대한 영감을 주는 매개체라 할 수 있다"며 진정성을 부여했다.

한편 16일에도 이어지는 스페셜 방송에는 너무 갑작스런 설정이라는 이유로 편집된 극중 문근영과 박신양의 상상 키스신이 공개될 예정. 이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살짝 보여준 미묘한 분위기가 제작진의 발상을 부추겨 즉흥적인 제안으로 촬영했던 장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