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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집권 1년이 되어가면서,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가 30%대를 밑돌게 되면서 이제 국민적 관심은 그렇다면 2012년에 치러질 대선에서 과연 한나라당의 재집권이 가능할 것인가와 함께 만약 한나라당이 재집권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그 대안 세력으로 민주당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물론 집권 기간이 4년 이상 남은 상태에서 현재의 지지도만으로 차기 정권의 향배를 예상한다는 것이 무리 일수 있지만, 지금까지 ‘보수적 양당제’ 이외의 정치적 대안을 가져보지 못했던 우리의 정치구조에서 볼 때, 한나라당과 대칭구조에 있는 민주당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현재까지의 역할과 그에 대한 국민적 평가, 그리고 그 발전 가능성을 놓고 볼 때 국민이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30%대를 밑도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10%대에 머물면서 전혀 높아지지 않는가하면 심지어는 동반 하락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데에서 그 징후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는 민주당을 보는 국민적 시각이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대칭관계에 있는 정당으로 보지 아니하고, 비대칭 관계로 보는 데에서 비롯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국민들은 아무리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에 각(角)을 세우며 한나라당과 대결적 태도를 보인다고 할지라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구별하지 아니하고 ‘그놈이 그놈인 정당’, ‘모두가 함께 썩어 빠진 정당’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보수 대 진보의 이념적 대립이 혀용 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국민들의 주된 선택 기준은 ‘지역성’에 머물러온 우리의 정치사가 초래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날의 일당 장기독재체제에서 벗어나 주요 정당간의 정권교체를 통하여 정치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그러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무는 야당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야당인 민주당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민적 시각은 이미 민주당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식을 통하여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원론적으로는 퇴임한지 얼마 되지 않는 대통령이 민감한 정치적 현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적은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부정적 현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실적으로 그에 대한 대안으로 검토될 수밖에 없는 민주당의 정체(停滯)에 대한 염려에서 나온 것이란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호남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서, 그 이외의 지역으로는 그 보폭을 전혀 넓혀가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에 보다는 호남지역의 지지에 기대어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만 급급 한다면 지난 5공 시절 민정당에 기대어 기생하려 했던 ‘2중대’ 민한당과 무엇이 다르다고 할 것인가.

지금부터라도 민주당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국민의 내안세력으로 자리 메김 할 수 있도록 살신성인하는 자세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민주당이 그렇게 할 때만이 국민들은 대안세력 없는 ‘정치적 공황’에서 벗어나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의 고통을 참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수열 교수<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