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지난 달 22일에 인도에서 무인으로 달 탐사 위성의(찬드라얀 1호, Chandrayaan 1) 발사에 성공했다.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한 나라이다.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나라이다.

그러나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우수한 두뇌는 아직도 탄생되지 못하고 국가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의 책임론과 교육수장이 자주 바뀌고 입시제도의 시비가 자주 일어나는 등, 교육의 백년대계(百年大計)란 말을 무색케 하며,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려 줄기가 가지가 되고, 가지가 줄기가 되는 이른 바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배우고 가르친다는 것은 주인이 있고, 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의 과정 속에서 교육의 질과 양의 문제가 중요시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교육은 질의 수위는 높이지 않고 양의 부피만을 늘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물론 양의 부피를 늘이는 것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양만을 늘이는 것으로는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 양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인도는 우리의 비해 국민소득이 훨씬 뒤진 국가이다. 그러나 인도가 지난 10월 22일에 달 탐사 위성을 성공리에 발사했다는 것을 볼 때 교육열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우리는 무엇을 해 왔는지 부꾸러운 생각이든다. 분명 우리 교육의 현실이 근시안에 집착되어 있는 것이 자명하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교 수는 10,084개 이고, 사설학원 수는 162,500 여개가 된다고 한다. 여기에 파악되지 않는 불법과외나 개인지도까지 합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한 교육처가 될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마친 이후에 80% 이상이 과외나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수많은 교육기관들이 입시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을 뿐, 우수 두뇌를 위한 영재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교육은 양의 부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질의 수위가 중요하다. 공교육이나 사교육에서 입시 교육에만 치중하게 되는 것은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근시안적인 교육정책으로는 교육의 백년대계를 이루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6년경에나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도보다는 18년이나 뒤늦게 달 탐사 우주선을 발사하겠다는 것은 결코 예산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과학기술 능력이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정인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기러기 아빠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고,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있는 것도 우리 교육의 질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공교육에 몰두하지 않고, 사교육에 의지하는 것은 입시정책의 모순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모양새이다.

이토록 우리 교육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나, 입시교육에만 억매이게 되는 현실에서 교육의 질을 언제 높일 것인가 하는 아득한 생각이 든다. 제아무리 국민소득이 오르고 고등교육의 문이 넓혀진다 해도 혁신적인 교육개혁이 이루어지지 않고는 과학 선진국의 꿈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달나라에 가게 될 때 그들은 또 다른 위성을 탐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