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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거린다. 날이 새기가 바쁘게 새로운 부정부패 행각이 들통나, 유명인사들이 줄줄이 법망에 걸려든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의 탄식은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선량으로 믿었던 유권자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둘만 모여도 우리사회 부정부패 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옳고 그름에 대한 격론이 계속되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 중심에는 부정부패의 질과 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시와 비를 가리려는 성급함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는 와중에 시민의식의 무감각 증후가 보편화되어 비리사건 체감도가 무뎌지고 있다.

특히 부패행위를 상대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몇 백억대 불법 착취행위가 횡행하므로 몇 백만원 정도의 부정은 관심에서 멀어 진다는 것이다. 사실 몇 억대 부정 속에 몇 백만원 부정 행위자가 끼어 있는 것은 시선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부정부패는 상대적 개념으로 이해 할 수 없고 절대적 개념으로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부정부패를 가릴 때 선(善)과 악(惡)을 떠올린다. 그러므로 악행을 했는데 규모가 적고 방법이 소극적이라 하여 선이 될 수는 없다. 악(惡)은 규모가 크고 작음, 방법의 적극과 소극여부에 관계없이 확실히 악이므로 재판과정에서 작량감경(酌量減輕)은 있을지언정 상대적 개념으로 비교할 성질은 아닌 것이다.

요즘 부패실상 노출을 지켜보면서 우리사회 발전 저해 요인이 정치권의 부패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실업자의 범람, 노사갈등의 첨예화, 빈부격차의 심화, 국민총생산량의 답보 등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고질적 저해원인이 모두 정치를 가장한 범죄집단에게 차 떼기로 착취당한 사건 때문임을 누구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불량배들이 무리 지어 정치간판을 내걸고 조폭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체의 설비투자 인색함으로 일자리 부족함이나 노조 임금인상의 인색함으로 노사 문화 충돌 등이 모두 그 원인은 정치를 가장한 범죄 집단의 노략질 때문임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발병에 대한 원인을 알면 그 치유는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부정부패란 노출되지 않은 특성이 있는데 천우신조로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이것들이 밝혀 질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잘 못을 반면교사로 삼고자하는 참여정부의 의지라고 믿어질 때 정치집단에게는 개과천선의 계기가 될 것이고, 우리 국민에게는 성숙한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마침 오는 4월에는 그들을 심판하는 절체절명의 기회를 맞았으니 국민적 각성을 통해 새로운 사회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서명원 (반부패국민연대 광주·전남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