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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은 우리나라에서는 쌀과 콩 다음으로 치는 오곡 중의 하나이다. 동양이 원산으로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다. 팥의 성분을 보면 당질 56%,단백질 21%이고 비타민 B1이 가장 많은 편이다. 흰쌀밥을 많이 먹어 부족되기 쉬운 비타민 B1을 보충할 수 있어 우리의 식생활에 팥밥은 매우 합리적이다.

팥은 각기병의 묘약으로 쌀에 팥을 섞으면 당질대사가 잘되며 피로의 원인이 되는 당질의 연소 찌거기가 남지 않게 된다. 팥 껍질은 4%가량의 섬유소가 있어 연동운동을 하도록 도와 변비에 탁월한 효능뿐 아니라 장벽의 더러움까지 씻어준다. 그러나 위장이 약한 사람이 팥을 먹으면 가스가 생기기 쉬워 방귀가 나오게 된다.

팥에는 특수성분인 사포닌과 콜린이 들어있다. 팥을 삶아 물을 따라 버리고 조리해야 사포닌 성분에 의한 쓴맛이 생기지 않고 자극성이 없어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급성신장염 등에는 삶은 물 자체가 약이 된다.

사포닌은 거품의 성분으로 비누가 없던 시절 팥가루를 물에 넣어 거품을 일게 하여 세제로 이용하기도 하였다.

팥에 들어있는 콜린은 간장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물질이다. 또한 혈액에 잘 흘러가는 인지질인 레시틴이 만들어지기 쉬어 몸에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

예로부터 연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동지는 ‘ 팥죽 먹는 날’ 이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전해진다. 붉은 팥에 찹쌀가루를 새의 알 모양으로 만들어 이 속에 꿀을 넣어 먹기도 하고 팥죽을 대문판이나 벽 같은데 뿌려 액을 쫓았다. 과거에 붉은색은 재앙이나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邪)의 색이었다. 아들을 낳은 후 붉은고추를 끼워 금줄을 대문 앞에 걸었고, 이사를 하면 으레 팥죽을 쑤어 집안의 평안을 기구해왔다.

찹쌀팥밥, 단팥죽, 팥경단, 팥떡 등의 음식은 영양가도 뛰어나지만 소화와 흡수율도 좋다. 이렇게 만든 음식에 소금을 넣으면 독을 풀고 배변을 부드럽게 하는 팥의 작용이 항진된다. 그러나 설탕을 넣으면 변비가 되기 쉬울 뿐 아니라 비타민 B1도 소비되어 버린다. 팥죽에 설탕을 넣어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팥이 들어가는 음식에는 설탕을 될 수 있는 대로 적게 넣는 것이 좋다.

팥은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첫째,임신 각기와 출산후 젖이 부족할 때. 팥은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고 젖을 돌게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해독작용이 있어 곤충이나 개에 물렸을 때 팥가루를 마시면 개의 독이 전신에 돌지 않을 뿐 아니라 곧 치유된다. 셋째, 손가락이 부어 아플 때 팥가루와 같은 분량의 찹쌀가루를 식초로 개어 바르면 잘 낫는다. 넷째,숙취에는 팥죽이나 팥국물이 좋다. 팥꽃을 부비(腐脾), 즉 ‘ 계집종년의 냄새’라고 하는데 술 취했을 때 술깨게 하는데 좋다고 되어 있다. “ 消酒毒, 解酒病, 小豆花, 葛花, 等分, 焙乾爲末, 飮服一二錢令不醉”( 소주독, 해주병, 소두화, 갈화, 등분,배건위말, 음복일이전령불취)

“ 주독을 없애주며 술 때문에 생긴 병을 해소시킨다. 팥꽃과 칡꽃을 절반씩 섞어 살짝 볶아 빻아서 가루로 만든다. 한번에 약 4~8g을 물에 타 마시면 술에 취하지 않으며 이 처방이름을 두가지 꽃으로 만들었다고 하여 쌍화산(雙花散) 이라고 한다.”

팥은 진한 붉은색으로 광택이 있고 알이 통통하며 껍질이 얇은 것이 상품이다. 인체내에서 호르몬 작용을 하는 식재료로 유명한데, 체내에서 수분이 쌓여 생기는 부종이나 살이 찌는 것을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물에 불린 팥을 삶아서 식전에 한 두숟가락 먹거나 중간불에 15분 가량 볶은 후 가루로 만들어 차를 끓여 마시면 다이어트 식품으로 칼로리를 확 줄이는 식품이 된다.

김정숙 교수 <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