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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외교통상·행정자치·산업자원부 등 4개 부처 복수차관제 도입, 방위사업청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장·차관급 고위직이 한꺼번에 9개나 늘어나면서 참여정부의 고위 공무원 증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무산됐으나 교육인적자원부의 차관급(인적자원혁신본부장) 신설과 건설교통·보건복지부 등의 복수차관제 도입문제가 논의되고 있어, 장·차관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많아 더욱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달 30일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으로 현 정부의 고위 정무직 공무원은 장관급 37명, 차관급 91명 등 총 128명에 달하게 됐다. 전임 김대중 정부보다 장관급 4명, 차관급 18명 등 22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는 앞선 정부들이 고위 공무원 줄이기에 나섰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김영삼 정부는 출범 당시 장·차관급 숫자가 121명이었으나 임기 동안 장관급 1명, 차관급 19명 등 총 20명을 줄였다. 김대중 정부에선 장·차관급 숫자가 5명 늘었으나 장관급은 10명이나 줄었다.

현 정부에서의 고위직 급증 현상은 과거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반면에 현 정부는 ‘일 잘하는 정부’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장·차관 수를 늘리는 데 별 거부감이 없었던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 정부는 지난 2003년 출범 직후 장관급 정책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에서만 4명의 장·차관급을 늘렸다. 이후 친일진상규명위원장(장관급)과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국무총리실 기획 및 사회수석조정관, 소방방재청장,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친일진상규명위 상임위원장, 방위사업청장, 4개 부처 복수차관(이상 차관급) 등이 신설됐다.

특히 ▲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국민고충처리위장 등이 장관급으로 ▲국립중앙박물관장·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처장·문화재청장·청소년위원장·고충처리위 사무총장·통계청장·기상청장 등이 차관급으로 격상돼, 각 정부기관들의 ‘급 격상’ 요구를 지나치게 수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기간 폐지된 장·차관급 고위직은 과학기술자문회의 의장, 의문사진상규명위원장(이상 장관급), 철도청장, 외교안보연구원장(이상 차관급) 등 4명에 불과했다.

의문사위는 활동기한 종료로 폐지됐고, 철도청은 한국철도공사로 전환됐다. 이같은 고위 공무원 급증 현상에 대해 정부는 “경제 규모와 함께 행정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탓에 일부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