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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육에서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며, 특히 대학교육에서 사립대학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는 정부의 재정 능력으로 교육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던 시기에 그 역할을 사립재단들이 감당한 데에서 초래된 현상이다.

따라서 어려운 시기에 사학을 세워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온 사학의 공로에 대해서는 국가는 물론 국민 모두가 그 공을 인정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 일부 악덕 사학설립자들이 부패한 권력과 결탁하여 교육자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비행(非行)을 저질렀던 것 또한 사실이며, 그들 때문에 순수한 사학경영자들의 이미지까지도 훼손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사학 내에는 그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 교육부 산하에「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라는 기구까지 만들어 사학분쟁을 조정하는 일을 전담케 하였겠는가.

우리 사회에서는 사학을 사유재산시하는 경향이 없지 않는데, 사학분쟁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물론 독지가가 그의 재산을 출연하여 교육기관을 설립할 당시의 법률적 행위자체는 사유재산권의 행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공공성(公共性)과, 또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사학들이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사학’은 설립과 동시에 공공기관화 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설립자들에게 그 경영권을 허용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경영권 세습까지를 관행으로 인정하고 있는 데에서 사학이 곧 사유 재산 시 되는 폐단이 나타나고 있다.

1946년 해방 이후,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국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인재육성이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대학설립에 필요한 ‘기본 재산’은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 등 여러 여건들이 충분히 검토되지 못한 가운데 대학 설립이 허가되면서 곧 부패사학이 늘어나게 되었고,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부패한 교육당국의 묵인 하에 마치 공룡처럼 그 규모를 키워올 수 있었다.

그들은 그 규모를 키우고, 이른바 설립자를 중심으로 한 일족들의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서는 온갖 부정과 부패도 마다하지 않았다. 부정 편, 입학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가 하면 며느리, 사위 등 친인척을 직원으로 발령하여 임금을 횡령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러한 비리가 보편화 될 수 있었던 데에는 부패한 권력, 특히 교육당국과의 결탁이 필수적이었다.

이명박 정부 등장이후 세칭 ‘문제 사학’ 즉 분쟁이 끝나지 않는 사립대학의 해결방안을 놓고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한결같이 장기간에 걸쳐 정부에 의해 ‘임시이사’가 파견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임시이사가 파견되기 전 ‘부패재단’에 의하여 각종비리가 만연하였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들 대학들에 의한 ‘사분위’의 분쟁조정은 마땅히 그들 ‘부패재단’들의 대학복귀를 저지함으로써 대학의 안정을 도모하는데 그 초점이 모아져야 할 터인데도, 지금 사분위에서는 그들의 복귀를 도와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것 처럼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기이한 노릇이다.

머지않아 부패사학이 활개 칠 모습을 보아야 할 노릇이니 과연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정의(正義)’가 구현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난망(難望)한 것일까.

오수열 교수<조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