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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광장 민주주의란 말이 등장하고 있다. 그 의미의 진곡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리의 죽봉과 큰 소리로 외쳐대는 집단의 행동이 민주주의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정부수립이후 보통·비밀·평등·직접의 선거 4원칙으로 국민의 대표자들을 선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보통 선거는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국민에게는 특정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선거권을 주는 제도이며(제한선거), 평등선거는 선거인은 누구나 1인 1표를 투표하게 하는 것이며(차등선거), 비밀선거는 어떤 선거인이 어떤 후보자에게 투표했는지를 아무도 모르게 하는 제도이며(공개선거), 직접선거는 선거인 자신이 직접선거하는 제도(간접선거)를 말한다.

그러므로 선거로 인한 선출자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의한 대표자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민주적 선거에서는 승자에게 투자하지 않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만, 다수결의 원칙이 민주주의의 기본원리 중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기에 자신이 선출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특별한 사유 없이 (국회의 소추와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탄핵이 성립되지 않는 한) 그 누구도 임기를 중단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작년 촛불시위 때 일부세력들이 MB퇴진을 주장하며 청와대 진입을 시도한 행동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반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집권세력이나 통치자가 국정을 독선적으로 운영해서는 안 되겠지만 국민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선택하고 선택된 대표자는 임기 중 책임정치를 다 하는 것이 민주주주의 인 것이다.

그러나 대표자는 언제나 다양한 민의(民意)를 수렴하고 조화를 이루어내는 국정(國政)을 펼쳐나가야 한다. 우리도 이제는 광장민주주의를 주장할 때는 지났다고 본다.

더욱이 지금은 국내외적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는 시점이다. 경제와 안보에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불황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지만 서민경제가 어렵고 북측의 동향이 심상치 않고 있기에 국론의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작금(昨今)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국론을 분열하려는 일부세력들이 등등한 기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서울도심이 무법천지(無法天地)가 될 때가 있고 정부의 자유게시판에는 대통령에 대한 비방의 글이 넘쳐흐른다.

모두가 자제해야할 일이다. 민주주의의 본질이 자유에 있다 하지만 자유에는 분명 책임이 따르는 법, 폭력시위를 진압하면 인권을 탄압하는 것이고, 시위대가 정부재산을 파괴하고 경찰에 대항하는 것은 정당방위란 말인가? 선량한 국민은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할 것인가? 법치(法治)가 무너지면 민주주의도 무너지게 된다.

미국의 경찰은 시위대가 폴리스 라인을 넘게 되면 즉시 수갑을 채워 체포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권탄압이나 공안(公安)탄압이란 미국인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 하나가 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지난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온 국민이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필자 또한 가슴으로 울었고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현실의 어려움이 시급한 만큼 국민의 단합이 필요하다. 북측의 핵실험을 세계가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곧 한반도의 고민이기 때문에 추오도 방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토록 경제와 안보 문제가 불안해 있는 시점에서 국론마저 분열되게 된다면 그로 인한 해로운 효과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는 현실 상황을 보다 냉정하게 인지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