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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찮게 노인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어느 한 분이 ‘광주에서 노인들이 가장 대우받는 동네는 어디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그 분은 “이 문제는 어르신들 몇 분만 만나보면 금방 답을 찾을 수 있다”라고 친절하게 주석까지 달아줬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답을 찾기에 바빴다. 옆에 있던 다른 한 분이 얼른 알아채고, 최근에 개원한‘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 자리한‘남구 노대동’이라고 답했다.

그는 “노인들이 대우받는 동네라고 해서‘노대동’”이라는 즉흥적 학설(?)까지 들이밀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대체 듣고 보니 그럴 듯 하다.

그렇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 들어서면서부터 남구 노대동은 그야말로 어르신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10만1천590㎡이나 되는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연면적 2만266㎡)으로 건립된 노인건강타운은 복지관을 비롯해 문화관, 체육관, 후생관 등을 갖추고 있으니, 지역 어르신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노인건강타운에 대한 지역 어르신들의 관심도는 개원(6월 10일) 1개월을 맞아 재단측이 내놓은 자료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이곳을 이용한 어르신들의 수는 총 8만여 명으로 하루 평균 3천명 꼴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0일 현재 등록 회원만 3만여 명에 이르고 있고, 당구장과 물리치료실, 전통마당, 풍류마당 등이 있는 복지관은 하루평균 700~800여 명이, 노래방과 컴퓨터실, 장기·바둑 등이 있는 문화관은 하루 1천여 명에 가까운 어르신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노인건강타운이 문을 연 지 불과 1개월 만에 하루 평균 3천여 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이 곳 시설을 방문해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다는 것은 전국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시청 노인복지과를 비롯해 대구시, 충북도, 대구 달서구, 남원시, 나주시청 등 타 지자체 노인복지 관계자들이 이곳을 방문해 벤치마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도 반갑다.

이처럼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이 짧은 시간 내 전국적인 ‘노인복지 메카’로 주목을 받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단순 보호’라는 과거의 노인복지행정에서 벗어나 건강·문화·체육·여가 시설을 통합, 노인들 스스로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성공의 열쇠라고 본다.

노인건강타운의 성공적인 출발은 광주시의 품격높은 노인복지행정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거니와 도시경쟁력 제고에서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

효는 백행(百行)의 근거이며 만덕(萬德)의 근본이라 했다. 때문에 전통사회에서 효를 가장 높은 덕목으로 여겼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효를 행함에 있어 하나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효경(孝經)’에서는 “무릇 효(孝)가 덕(德)의 근본이며, 모든 가르침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했다.

효의 중요함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근래들어서 각 지자체에서도 효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한 예로 광주 남구청의 경우 ‘그라지효, 광주 남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정 목표를 아예 ‘효(孝)’로 삼고 있다. 황일봉 구청장의 참신한 행정적 발상에 지역민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만큼 효사상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말해주는 사례다.

또 반가운 소리도 들린다. 광주시는 노인건강타운의 활성화를 위해 광주지역 9개 병원과 MOU 체결 등을 통해 노인 건강증진 등 다각적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 잘한 일이다. 광주시는 지금의 여세를 몰아 노인건강타운을 세계적인 ’노인 여가·문화 명소’로 키워주길 바란다.

최한선<전남도립대 교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