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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는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 세월의 병폐와 싸우며 우리의 썩은 환부에 날선 칼을 대고 있는 것이다. 뼈를 스미는 고통에 대해 인내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줄 안다. 그것만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있고 후손들에게 욕되지 않은 선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썩고 문드러지고 생선 썩은 냄새나는 곳의 가장 큰 부분이 정치권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 언론을 통해 터져 나오는 국민들의 분노는 대부분 정치권, 구체적으로 말해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로 매우 격앙되어 있다. 그것은 국회의원이 우리나라에서는 권력의 가장 상층부에 있어 그들의 영향력이 어느 누구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사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자신들의 일꾼일진대, 뽑아주면 잘 하겠다고 큰 소리 칠 때는 언제이고, 국회로 내보내기만 하면 하나같이 부정과 부패의 주범이 되는 정치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넌덜머리가 나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지고, 기업 또한 도산하거나 해외로 옮겨가고, 청년실업자가 급증하는 현실을 통해 건강하고 풍요로운 우리의 미래를 전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탄식과 볼멘 목소리는 그들 정치인들이 지도층이어서 그들의 정신이 건강할 때 국민들의 삶은 따뜻하고 밝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썩고 문드러진 우리의 모습은 비단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경제·교육·문화예술…… 어느 하나 온전한 것이 없음을 우리는 또한 잘 안다. 그러면서 남의 탓만 하는 그런 태도 또한 우리가 버려야 할 유산이다. 그러므로 감정적으로 정치권에 대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내 탓이다’라는 마음으로 대오각성하고 성찰해야만이 건강하고 밝은 내일을 내다볼 수 있다.

즉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할 수 있지만, 설령 아랫물이 시궁창물인데 윗물만 맑아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변환기의 길목에서 어떻게 하면 밝은 세상이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교통법규 잘 지키기’ ‘남의 욕 안하기’ ‘약속 잘 지키기’ ‘공중도덕 잘 지키기’ ‘청탁 안하기’ ‘탈세 안하기’ 등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덕목들을 성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보다는 남에 대한 배려만이 우리가 바라는 좋은 세상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강경호 <시인·문학평론가·계간《시와사람》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