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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논의가 새로운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최근 헌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 권력 구조와 의회의 권한을 비롯해 기본권 등을 포함하고 있어 광범위한 개헌 논쟁이 예상됩니다.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정부 권력 구조 변화에 대한 것입니다. 두 가지가 제시됐습니다. 하나는 이원집정부제로서 대통령중심제인 정부 형태를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나눠 갖는 것이고, 소수 안으로는 4년 중임의 정부부통령제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현행 5년 단임의 대통령중심제는 제왕적 대통령을 낳을 가능성이 높고, 대통령의 국정 책임에 대해 국민이 책임을 물을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칙과 부합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헌법 개정의 필요성이 큽니다.

단지 문제는 이러한 헌법 개정 논의가 다시 정치 쟁점화 돼 극한투쟁을 불러오거나 당리당략에 의한 정치 게임으로 전락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헌법 개정은 장기적인 국가발전 비전과 현실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근본적 필요에 따라 이행돼야 합니다.

현재의 헌법체제는 이미 20년을 넘고 있어 그동안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헌법의 현실성 문제가 제기 돼 왔습니다. 이것은 5년 단임의 대통령제뿐만 아니라 세계화와 정보화 사회에 대한 법적 규범의 적실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번의 헌법 개정 논의가 시작된다면 정치권력 구조뿐만 아니라 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헌법체제의 수정에 대한 논의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1987년 헌법은 권위주의 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한 임시적인 편의적 개헌이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수차례 개헌들은 모두 정치권력을 위한 것이었지 미래지향적 국가 설계에 기초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다시 개헌 논의를 한다면 무엇보다도 거시적인 국가 발전 방향에 기초해야 합니다. 새로운 헌법은 국민적 합의 아래 현재와 미래의 국가 가치 체계를 반영해야 합니다.

그런데 헌법연구자문위원회는 내년 5월 지방선거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시간 제한을 두는 것은 헌법 개정 과정의 공론화 과정을 사실상 부인 하는 것입니다.

헌법은 정치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개헌 과정이 힘들고 지루할지라도 반드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