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북한은 지난 6일 황강댐의 물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4000여만톤이나 방류하여 남한에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오게 한 무례한 행동을 자행하고 말았다. 그리고 우리정부의 해명요구에는 한마디의 사과의 말도없이 댐 수위가 높아져 긴급 방류(放流)했다는 무성의한 대답 일 뿐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는 집단이다.

그들은 지난 8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을 파견한 사실이 있다. 동족이라는 연민의 정을 느끼게 했지만, 황강댐 방류 정황으로 보아 위장적이고 위선의 탈을 쓴 집단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방류정황을 분석해보면 황강댐의 수위가 갑자기 올라갈 객관적 상황이 전혀 없으며, 일요일 새벽이라는 점이 더욱더 의심되는 면이 적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지난 8월27일에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한 사실이 있으며 그 후 황강댐 유입지역에 열흘간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황강댐 두 개의 수문(水門) 중 예성강쪽의 수문은(황해도를 통과하여 서해로 흐르는 쪽) 열지 않고 남쪽으로 흐르는 임진강쪽의 수문만을 열었던 점이 더욱 수공(水攻)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통일부의 발표역시 의도성이 있으며 국제관습법에 명백한 위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만일 수공적 도발이라면 남북관계의 중대한 변수가 생겨야 될 것이다. 수공은 군사적으로 공격의 의미이고 침략적 성격을 띠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적어도 남한측에서는 무고한 생명을 여섯명이나 희생하게된 참사가일어났다. 그러나 그들은 방류사실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 일뿐 사과나 인도주의의 양심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니 뻔뻔스럽고 무지한 집단으로 밖에 단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이 몇 가지 유화적 제스처를 쓰고 있지만 그것은 선심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현대 아산직원의 억류해제나 연안호를 돌려보내는 것은 특별한 억압의 이유가 되지 않았고, 이산가족 상봉문제나 금강산관광 재개문제도 원점으로 돌아갔을 뿐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황강댐 방류가 있기 전 북한군 정찰병들이 임진강 군사분계선 주변을 순찰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한다. 분명 의도성 있는 방류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사건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평화적 제스처를 쓰는 듯 하지만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또 한번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말 상식이 통하지 않는 수준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북정책을 분명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군남댐으로 북측의 수공을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말은 옛날 삼국지에나 나오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군사적인 면과 인도적인 면 등에 한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침략적 행위에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인도적인 면은 한계를 두고 처리해야 할 것이다. 지난 6일 북측이 방류한 황강댐 사건은 우리측의 반응을 보기위한 도발적행위로 봐야한다.

그리고 남한의 대치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더 단호한 대치가 필요하며, 모든 수단과방법을 동원하여 북측에게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러한 불장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며, 엄중한 메세지를 북측에 전달하여 우리의 피해보상을 강력히 요구해야 할것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