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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 이양면 증리 서원동 마을에 조광조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지금부터 490년전 정암 조광조는 짤막한 시 한 수를 남기며 한 많은 생을 능주 땅에서 마감한다. 그 해가 바로 1519년 12월20일, 그의 나이 37세다.

이른바 '絶命詩'로 알려진 정암의 메시지는 오늘날 많은 교훈을 남긴다.

愛君如愛父 임금을 어버이 같이 사랑하고,

憂國如憂家 나라를 걱정하기를 내 집 걱정하듯 했도다

白日臨下土 밝고 밝은 해 빛이 세상을 굽어보니

昭昭照丹衷 거짓 없는 내 마음을 훤하게 비춰주리

정암은 오늘날 성균관을 비롯한 향교에 聖賢(성현)으로 배향 됐고 그에 대한 새로운 연구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그의 예언대로 충정이 빛나고 있다.

中宗이 보낸 사약을 받아들고 北 쪽을 향한 정암은 여느 때처럼 당당하게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외롭지 않았다. 그의 곁에는 學圃 양팽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암은 사약을 단숨에 들이키면서 그대로 푹 쓰러졌다.

머리는 임금이 있는 북쪽을 향한 채,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恨이 맺혀서 일까? 학포가 떨리는 손으로 눈을 쓰다듬어 내리자 그때야 눈을 감았다.

정암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를 오게 되고 최후의 순간을 맞기까지 역사적인 기록에 의해 정리해 본다.

1519년 (중종14년)11월 16일 기묘사화 훈구파의 반격으로 조광조를 위시한 士林派(사림파)는 몰락으로 치 닫게 된다. 그로 인하여 정암 조광조는 11월18일 능주로 유배를 떠나게 된다.

조광조를 이어 지금의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인 대사헌에 오른 李沆(이항)과 대사간 이빈은 합사상소를 올려 "조광조를 살려 놓으면 후환이 두려울 것입니다."라고 고 했다.

드디어 그 해 12월 15일 중종 임금은 정암에게 사약을 내리게 하고, 정암은 20일 그 유명한 절명시를 남긴 채 타계하게 된다.

학포 양팽손은 의리와 절개를 지키며 목숨을 걸고 당시엔 '역적'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렀을 것으로 볼 수 있다.

학포는 정암보다 6살 아래로 형님 같고 스승 같기도 했을 것 같았다.

전남 화순군 이양면 증리엔 서원동 마을이 있다. 서원동 마을은 1519년 기묘사화 당시 능성(지금의 능주)에 유배됐던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사사 당하자 그의 시신을 학포 양팽손이 염습하여 이곳에 숨겨 두었다가 나중에 시신을 다시 경기도 용인 선영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초가로 사당을 지어 봄, 가을에 재향을 하던 곳이다.

이것이 현재의 죽수서원의 모체가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이곳을 서원터 혹은 조대감골 이라고 부르게 된 유래가 된다.

지금의 서원터 자리에는 대나무만 무성하고 마을 입구는 논두렁에 "靜菴趙先生書院遺址追慕碑"만 쓸쓸히 서있다.

비 뒷면에는 후학 崔益鉉이 글을 쓰고 梁在慶이 비를 세웠다고 적혀 있고, 이 비는 1909년 安格이 썼다고 되어 있다.

정암과 학포는 조선시대 유림계에서 지조와 절개. 의리의 대명사로 볼 수 있는 유명한 우정을 이루었다. 그 증거가 바로 한천면 모산리에 있는 '竹樹書院' 이다.

죽수서원은 1971년 도곡면 월곡리 학포 부조묘 옆에 있었으나 1983년에 현재의 모산리 위치로 복원 한 것이며, 그 후 2001년 연혁비가 추가로 세워졌다.

능주에 있는 정암 조광조 '적려유허추모비'는 1667년 현종8년에 송시열이 비문을 짓고 송준길이 쓰고 민유증이 全書(전체의 문장)를 쓴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정암과 학포는 과연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목숨을 건 끈끈한 관계였을까?.

그것은 상호 사상이 같고 노쇠해 가는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는 의기투합한, 개혁을 같이 펼치면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을까, 후세 학자들은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정암이 대사헌(요즘 검찰총장)으로 개혁의 정점에 있을 때 학포는 30대 초반의 야망으로 가득한 정치인으로 조광조의 개혁정책에 깊숙이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새 같으면 정치의 심복 중의 심복으로 볼 수 있다.

이 두 사나이 우정과 의리는 정암이 사사된 이후 더욱 빛을 발했으니 두 사람의 인간관계는 죽수서원의 두 대나무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죽수서원 입구의 대나무는10m가 넘게 자랐는데도 어느 한 지점에서 보면 정확히 한줄기로 합쳐지면서 잎도 무성하고, 그 모양마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게 자라고 있어 이 두 인간관계를 표현하고 있는 듯 했다.

이 모양이 마치 정암과 학포의 마음이 하나가 된 양 두 선비의 절개와 의리를 이 대 나무들이 대변하고 있어 후세 사람들은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무엇이 그토록 당시의 31세와 37세의 30대 두 사나이들을 우정으로 돈독히 연결했을까? 당시 학포는 정암의 일파로 몰려 귀향하였고, 그의 정신적 지주가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가슴에 묻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유학사상으로 무장한 선비들의 절개, 의리 그리고 우정이 후세에 깊은 교훈을 남겼으리라.

우리 화순은 이러한 역사적인 교훈으로 가득한 이 명소를 더욱 빛나게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제공 : 화순군 홍보위원 박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