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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부터 몇몇 국무위원 후보들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16년전(1993년) 문민정부 시절 국무위원의 조각이 발표되자, 모 일간지에서 그 사람들에 대한 자녀 이중국적과 특례입학, 부동산투기, 그린벨트 훼손 등, 의혹이 될 만한 각종 사안들을 집중 보도하게 되자 장관 3명과 서울시장으로 임명된 사람이 열흘도 되지 않아 중도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그 후 국회의 동의를 요하게 되는 국무총리, 감사원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 대법관 등 언론차원의 인사검증을 받게 되다가 2005년부터는 모든 국무위원이 인사 청문회를 받게 되었다.

인사청문회를 가질 때 마다 느끼게 되는 일이지만 여야의 공수(攻守)위치만 바뀌었지 검증의 모습은 예나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된다.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엄격한 잣대로 흠집잡기에 열을 올렸고, 당시의 여당인 민주당은 방패막 놀이에 열중하였다.

청문회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눈에 거슬리는 것은 후보들을 죄인 다루듯 하는 모습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에게 수모적 늬앙스가 풍기는 태도는 결코 잘하는 것은 아니다.

국정능력을 알아보고 자질과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청문회의 본분이라 하겠지만, 최대한의 인격만은 존중 되어야 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의혹의 메뉴가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장전입, 논문표절, 병역문제, 부동산 투기, 자녀들의 이중국적 등 도덕성에 역점을 두는 면이 질문의 80%이상을 차지한 듯한 느낌이다. 사람은 누구나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없다. 차라리 문제되는 부분은 청문회를 하기 이전에 그 한계에 규정을 두어 자격기준을 설정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들면 투기의 한계를 정한다든가, 목적을 위한 위장전입은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든가, 논문표절은 절대적 금지 사항 이라던가 하는 조건으로 사전조사에서 결격사유가 없는 후보만을 추천하게 된다면 순수한 국정운영능력만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청문회를 가질때마다 위법과 비리에 가까운 사안들이 불거지고 그로인한 인신공격(人身攻擊)과 죄인 다루듯 하는 모습이 보여질때 그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이 희비가 갈라지고 후보자들은 홍역을 치루는듯, 도마위에 오른 생선과도 같 기분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사실 검증과정에서 자녀의 이중국적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국민의정부때에는 정상 총리후보자와 장대환 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부결되었고, 참여정부때에는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이기준 김병준 교육 부총리,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이 낙마한 사실이 있다.

이것은 개인적 프라이버시(privacy)에 치명적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야당은 의혹을 캐려하고 여당은 덮으려하는 청문회는 바람직한 인사청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규정을 만들어 정선된 후보만을 추천한다면 국정수행능력을 집중적으로 청문할 수 있고, 질문자나 답변자의 국정운영철학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도 후보자의 국정운영 방향과 능력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거듭 지적하는 바이지만 능력과 자질의 소양을 검증하되 피의자를 심문하듯 수모적 늬앙스를 보이는 청문회가 되지 않기를 모든국민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서길웅 <서강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