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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경찰도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학교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몇 가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서 학교에서 폭력이 조금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폭력의 수법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는 성인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배움터로서 신성해야 할 학교가 폭력배들이 할거하는 마당으로 변하고 있다니 실로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래가지고서야 어느 부모인들 어떻게 안심하고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겠습니까? 차제에 학교 폭력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여 학교 폭력 근절에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찰이 중심이 되어 억압적인 힘에 의해서 폭력에 대처할 것이 아니라 교사를 중심으로 전체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학교 폭력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근본적으로 학교폭력이 교육적 원칙에 입각하여 예방되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에너지를 승화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와 관련하여 생활지도와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을 교육함으로서 폭력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지 폭력이 일어난 후 경찰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물론 학교 역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생활지도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문명의 풍요와 기성세대가 누리지 못한 온갖 혜택을 누리면서도 이탈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히려 우리 학생들이 그러한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희생양은 아니까 역으로 생각해 봅니다.

가정에서 대화가 사라지고, 인터넷 세대의 고립감, 그리고 스스로 땀흘리고 무언가에 쏟아 부을 취미나 놀이가 없는 그들의 생활이 어쩌면 그러한 돌출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하여 청소년에게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하여 학교의 관심과 집중적인 예방에 못지않게 그들에게 생활의 질을 넓혀주는 공간과 프로그램 마련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안돼 안돼, 공화국학교’, ‘이것이 폭력이다. 이것을 신고해라’라는 슬로건에서 탈피하여 ‘이러한 생활도 있다. 이렇게 생활하면 보람된 삶을 영위한다’라는 긍정적인 캠페인과 학생생활 안내가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삶의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주지 못하고 행동의 결과를 중심으로 단속에 힘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문화를 가꾸어 갈 수 있는 무대를 넓혀 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단속 역시 경찰이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 아니라 교사 중심으로 교육적 원칙에 따라 폭력을 줄여 나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곧바로 경서만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랄 人師 즉 인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을 때 학생과 교사와의 내포가 형성되어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서로 협력하여 쉽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바로 기본기초교육이 바로 섰을 때만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교사들이 상담교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늘 육체적인 건강을 강조 하지만 그 보다 더 앞서서 마음이 건강한 학생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행동도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고사와 학생간에 격이 없고 터놓고 대화가 될 때 모든 문제는 해결 되리라 생각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있을 때 학교 폭력은 현장에서 사라진다고 여겨집니다.

이정재 <전 광주교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