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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의 화순군과 조선시대의 화순군을 역사적으로 조명해 보았다. 다음은 고려시대의 화순에 대한 사료를 통해 기술했다(편집자 주)

▶왜구의 침입

왜구라는 말은 삼국사기에 신라연안에 왜구가 침입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광개토왕의 비문에서도 왜구라는 말이 보이고 있다. 고려말에 이르러 왜구의 약탈행위가 잦아지면서 술어화 되어 구도행위로 표현하는 명사가 된 것이다.

왜구라는 말은 13세기에서 14세기까지 또는 16세기에 걸쳐서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에서 구도행위를 일삼던 일본인의 해적적 집단에 대한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왜구의 침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는 1350년(충정왕 2) 무렵부터였다. 왜구의 침입지역도 함경도로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고려의 전역에 걸쳐 있었다.

1223년(고종 10) 부터 1391년(공양왕 3) 까지 왜구의 침입회수는 고종 때 7회, 원종 때 2회, 충열왕 때 2회, 충숙왕 때 2회, 충정왕 때 10회, 공민왕 때 74회, 우왕 때 378회, 창왕 때 5회, 공양왕 때 4회로 고종때부터 왜구가 침입한 흔적이 나타나고 있지만 충정왕 때부터 본격적이었고 우왕 때에 절정에 달하고 있다.

화순지역에 왜구의 침구상황을 알려주는 사료를 적기하면 다음과 같다.

<고려사절요 권 27> 공민왕 8년 2월조에는 "왜가 영광, 광주, 동복현을 구략하였다. 도순 문사 지용기 순천병마사 정지가 쫓았다. 옥과현에 이르러 적이 미라사로 들어 갔다(중략)

아군이 마 100필을 노획하였다." 고 기술했다.

<고려사절요 권 30> 우왕 4년 8월조에는 "왜가 광주 및 능성, 화순 두 현을 침구 하였다. 원수 최공철, 김용휘, 이원계, 김기혁, 정지, 오산, 민백훤, 왕승보, 도광 등을 보내어 왜를 전라도에서 방어케 하였다." 고 기술되어 있다.

<고려사절요 권 31 >우왕 4년 11월조에는 "왜가 지리산으로부터 도망하여 무등산으로 들어와 규봉 바윗돌 사이에 목책을 세웠다(중략) " 이것이 화순지역에 왜구가 침입한 구체적인 사례이다. 고려가 멸망에 가까워질수록 왜구의 침입은 우심해 지고 있다.

이 우심한 왜구의 침입과 약탈의 피해를 막기 위해 화순지방의 산성인 철옹산성, 오성산성, 금오산성, 예성산성, 비봉산성, 등을 수축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예성산성은 왜구의 피해와 만행을 기리 기억하자는 뜻으로 한 때 '왜성산성'이라고 호칭되기도 하였다.

▶고려시대의 화순문화

고려시대 화순문화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것은 현존하고 있는 불적이다. 도암면 대초리에 있는 운주사의 불적을 비롯하여 동복면 신율리의 한산사지 삼층석탑과 이서면 보산리 보안사지 석탑편(국립광주박물관 정원이전) 이서면 영평리 설불암마애여래좌상, 남면 유마리 유마사의 해연대사탑 등이 있다.

그리고 화순군내 사찰과 고려 선승과의 관계를 보면 이서면 영평리 규봉사의 삼존석과 십이대에 전해 오는 보조국사(1158~1210) 와 진각국사(1178~1234) 의 수도와 득도일화가 있으며 화순읍 만연산 기슭 만연사의 창건과 진각국사가 식수하였다는 전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1068년(문종 22) 에 크게 확장 중건한 쌍봉사와 혜조국사의 업적이 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만한 유적이 남아 있지 않고 다만 고려시대의 번창하였던 불교문화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기타 상세한 사항은 문화편 참조)운주사의 석탑과 석불들은 석탑이 19기 석불 70여구가 있는데 고려시대 초기부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통양식에서 심하게 변모된 토착미를 보여주고 있다.

배 모양으로 암벽이 연결된 계곡을 따라서 조성된 특이한 형태인 이 천불천탑은 민간신앙적인 요소 즉 조탑신앙과 풍수지리사상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운주사 일대의 석불과 석탑은 도선국사(827~898) 의 조성 설화외에 뚜렷한 사료가 밝혀진 사실은 없고 일화만이 구전해 오고 있다.

전남대학 박물관에서 지표조사와 발굴현장에서 와편과 도편을 수습하였는데 대부분 고려청자편이었고 이들 도편 들을 통해 보면 운주사는 고려시대에 융성했던 사찰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탑불의 조성도 그때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대학교 박물관팀이 또한 운주사 경내에서 고려시대 금동불상을 발굴하였다. 운주사와 석불감쌍배좌상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797호로 목조건물 형태의 석실에 좌불2구가 등을 대고 안치된 이 석불감은 비슷한 형태를 고려시대의 금동불감에서 찾아 볼수 있으나 석실은 보기 드문 예이다.

감실내에 있는 두 좌불은 이 계곡에 흩어진 석불들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경화된 모습이다. 불상은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자세로 법의가 손위를 덮고 있으며 한 손을 배에 댄 자세이다. 운주사의 석탑은 계곡 바닥과 암반위에 산재한 석탑은 파손되어 파괴된 것을 제외하고는 18기에 이른다. 층류로 보면 3층이 3기, 4층이 4기, 7층이 6기, 9층이 1기 그리고 원형석탑이 2기로 하나는 6층으로 원형이 남아 있고 1기는 손괴된 것이며 난형 4층탑이 1기가 유존되어 있다. 이들 석탑을 보면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양식을 따른 것이 대부분이고 전탑형도 있으며 탑신과 옥개석에 마름모양 v자형등 평행선문과 화문이 장식되기도 하였으며 조형미는 많은 변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특이한 형태로 원형의 연화탑과 난형탑이 있으며 자연석을 이용한 탑 그리고 복합적으로 조립한 석탑도 있다.운주사의 석불은 현재 70여구가 현존하며 파손되어 불두편이나 석편으로 흩어져 있는 것이 상당량이다.

불상은 그 형상으로 보아 와불이 2구, 좌불이 3구, 입불이 44구, 마애불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 이들 석불들은 표정이나 표현이 천편일률적으로 경화되 치졸함을 보여 주고 토착화된 면모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석불의 유형을 보면 대체로 3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그 하나는 두 손을 앞에 모으고 그 손을 법의로 덮은 상이 많은데 의습만으로 처리하였다.

그리고 좌불에만 나타나는 모습으로는 두 손을 양 무릎 아래로 내렸으며 입불의 경우 통인(시무외인, 여원인)과 유사한 자세도 있다. 또한 광배를 가진 입불이 1점 논바닥에 묻혀 있는데 광배에는 화염문을 음각하였다. 이들 석불의 조각솜씨는 정통 조각사의 손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운주사의 선승 또는 주민들에 의해 제작되었을 것이다.

불상을 제작한 돌 자체도 정교한 조각을 할수 없을 정도로 거칠며 대체로 신라통일시대의 석불에서 배운 것같다.동복면 신율리 한산사지 삼층석탑은 10세기~ 11세기에 건립된 것이며 높이 6m 이며 마을의 밭가운데 놓인 석탑은 상륜부를 잃었으며 이중기단에 3층으로 1층 탑신이 전형적인 비례에 맞지 않게 길고 변형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의 화순 끝. 다음은 조선시대의 화순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