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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順의 風物속으로' 로 연재되고 있는 이기사는 화순에 잠겨 있는 문화와 전설과 설화를 발굴해서 만 천하에 알리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옥(獄) 거리 샘은 화순읍(和順邑) 경찰서 사거리에서 군청 쪽으로 올라가면 거목이 자리잡고 있고 있는데, 이 큰 나무 밑에 우물이 속칭 옥거리 샘 혹은 옥로천(玉露泉), 감로촌(甘露泉) 이라 한다.

이에 대한 전설을 살펴보자<편집자 주>.

옛날에 남원윤씨(南原尹氏) 부인과 장수황씨(長水黃氏)가 살고 있었다. 이 두 노인은 금술이 좋게 살고 있었다.

다만 슬하에 자식이 없는 것이 한이었지만 청빈(淸貧)한 생활이나 봄이 되면 개미처럼 땅을 일구어 씨앗을 뿌리고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먹으며, 낮에는 밭에 나가 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읽으며 살아 왔다.

황씨(黃氏) 가 병이 깊어 세상을 떠나자 혼자 남은 윤씨 부인은 외롭게 살아가야 하는 장래를 생각다 못해 한길을 택하여 남편 뒤를 따라 갈 것을 결심하고 모든 가산을 팔아 정리한 후 절을 찾았다.

부처님 앞에 먼저 돌아가신 황씨(黃氏) 의 왕생극락을 위하여 천도제를 올렸다.

윤씨 부인으로서는 마지막 한 맺힌 기도였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시여. 부군을 구천에서 다시 만나 뵙겠사오니 생전에 같이 살아 모은 재산을 오늘 부처님 전에 올립니다. 전생에 지은 죄가 태산 같을지라도 모두 소멸하여 주옵시고 삼악도(三惡途) 를 벗어나서 왕생(王生) 정토(淨土) 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부인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절을 하고 물러 나와 촛불 앞에 단정히 앉아 있는데 그 옆에 서 있는 스님은 천수경부터 시작하여 반야심경, 금강경, 회심곡까지 독송했다.

윤씨 부인은 삼경이 넘어 사오경에 가까와지자, 아무도 모르게 내일 자결할 몸이라 잠이 오지 않았다.

이때 백의의 귀부인 듯 선녀가 천상에서 내려왔다.

"그대는 전생에 지은 죄업이 태산에 비할 진데 선업을 지어 차생에서 갚기는 고사하고 다시 자결하여 더 큰 죄업을 지으러 하느냐? 지금부터 사해에 무량공덕을 쌓아 두터운 업장을 녹이고 부지런히 불법을 배워 몸과 마음을 청청히 닦도록 하여라. 공덕을 쌓아 바치는 데는 재물보다 정성으로 이루어지느니라." 하고 사라져 버렸다.

꿈에서 깨어난 뒤 스님께 조금전의 사실을 모두 말을 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것은 관세음보살님께서 깨우쳐 주심이오니 부디 명심하여 오늘부터 불법을 배우고 실행을 하십시오." 하였다.

윤씨 부인은 그 날부터 어려운 생활에서도 굶주린 사람에겐 곡식을 나누어주고 헐벗은 이에겐 옷을 나누어주며 행 객이나 걸인들이 유숙을 도왔다.

날마다 삯바느질을 하여 내 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량한 공덕을 베풀어 전생의 두터운 죄업을 닦았다.

그러나 생노병사의 순리는 면하지 못하는지라 부인도 어언간 늙은 몸이 되어 눈조차 어두워져 삯바느질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도 한가지 일이라도 선업(善業) 을 지어야겠는데 돈을 얻을 수 없으니....." 하고 부인은 날마다 탄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씨는 현재의 옥로천을 지나게 되었다.

그때 마침 죄수들이 이 큰 나무 밑에서 손발이 묶인 채 잠시 앉아 피곤한 몸을 쉬고 있는데 마침 지나가는 윤씨에게 물 한 그릇을 청하는 것이었다.

윤씨는 안타까운 정경을 보고 그곳에서 상당히 떨어진 주막까지 찾아가 물을 얻어 여러 죄수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그 뒤 윤씨는 곰곰이 생각한 나머지 돈이 없는 내가 남에게 베풀 수 있는 공덕은 이뿐이라고 믿고 집을 팔아 감옥 부근으로 이사올 것을 결심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부근에서 살기를 꺼려하였으나 윤씨는 감옥 바로 옆에 집을 지었다.

그리고 그 날부터 적은 물동이로 물을 길러 목마른 죄수들에게 물을 나누어주었다.

이렇게 수년간을 변함 없이 죄수들을 보살폈다.

그러나 몸이 늙어 물동이를 옮길 힘도 없어졌으니 물은 고사하고 밥 끓여 먹기도 힘겨웠다.

윤씨부인은 물을 댈 수 없어 눈 앞에 애처로운 모습으로 물을 찾으니 물이 없다 할 수도 없고 물을 다시 옮겨올 힘이 없으니...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일찌기 일어나 예불을 마치고 밖에 나왔는데 어둠 컴컴한 길가에 이빨이 다 빠져버린 늙은 호랑이가 누어 있었다.

이 호랑이는 배가 고파 마을로 왔으나 먹을 것이 없고, 일어날 힘이 없어 고개만 들고 입만 쩝쩝거리는 것이었다. 윤씨 부인은 물을 떠다가 호랑이에게 먹였다.

그 물을 다 마시고 일어선 호랑이는 비틀걸음을 걷는 게 아닌가. 윤씨 부인은 기뻐 자기 집에 소중히 기르던 닭 한 마리를 잡아들고 그것을 호랑이에게 던져 주었다.

호랑이는 그 닭 한 마리를 먹고 힘을 얻어 산으로 올라갔다.

그 뒤 어느 날 아침에 윤씨는 일찍 일어나 보니 난데없는 개 한 마리와 닭 한 마리가 마루 밑에 있었다.

그뿐이랴. 마당가의 나무 밑이 파여 있어서 유심히 살펴보니 호랑이가 발로 깊이 후벼판 흔적이 있었고 그곳에서 맑은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윤씨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 그곳에 우물터를 만들었다.

그 뒤부터 다시 이 우물물로 감옥에 들어있는 죄수와 지나가는 나그네의 목을 축여 주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이 샘을 감옥거리에 있는 샘이라 하여 옥(獄)거리 샘이라 하였다고 한다.

고목 나무의 서편으로 지금도 빈터가 있는데 이를 감옥 터라 부르고 있다.

이 감로촌(甘露泉) 은 물은 아주 차고 물맛이 좋아서 여름철에는 마을 사람들의 목을 추겨주고 식수로 사용되는 젖줄이었는데 이제는 인기가 점점 떨어져 가고 있다.

자료제공 : 화순군청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