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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안식에 관한 단상

광주롯데갤러리의 2009년 창작지원전이 조광석 작가의 개인전으로 마무리된다. ‘고래 + 꿈’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 조광석 작가는 목조각 중심의 설치작품과 영상을 통해 안식과 근원적인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강원도 탄광촌이 고향인 조광석 작가는 중학교에 입학가기 직전, 유년시절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광주에서 생활했다. 친척집에서의 하숙과 자취 생활은 잦은 이동을 낳았고, 그만큼 안정적인 거주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가 갖고 있는 집에 대한 꿈은 현대인이 흔히 말하는 자산가치나 재화로써의 집이 아닌 안식을 취할 수 있으며, 여유로움을 대변하는 공간이다. 더불어 작가가 지니고 있는 집에 대한 이미지는 작품 <공유지의 비극>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생물학자 가렛 하딘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 <공유지의 비극>은 지하자원, 공기, 호수에 있는 고기와 같이 공동체의 모두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시장의 기능에 맡겨두면 이를 당 세대에서 남용하여 자원이 고갈될 위험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종국에 가서는 공동재산을 비극적으로 탕진한다는 법칙인데, 결국 인간이 살고, 고래가 헤엄치는 이 지구도 우리의 공동체적 개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주거지 개념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지금에 이르러, 집과 환경(안식)의 온전한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자연을 상징하는 나무를 작업소재로 택했다는 그는 편백나무, 오동나무, 팽나무, 참나무 등,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가공되지 않은 느낌의 미니멀한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제작 태도는 고래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래가 바다 위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유영>은 고래 꼬리 부분을 단순한 패턴으로 조각한 것이다. 모두 같은 모습으로 인식되지만 고래는 실제로 꼬리부분의 생김새로 각각의 개체를 확인한다고 한다. 개개의 존엄성과 원천적인 자유를 이미지화하기 위해, 고래를 작업 소재로 택했다는 작가는 바다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고래 무리를 그만의 표현대로 소박하게 드러냈다.

이상의 작품 외에도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로 바다 위에서 유영하는 고래무리의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전시관 벽면에 비출 예정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새해의 준비하는 시기, 조광석 작가가 보여주는 자유와 안식의 세계 안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여유로운 마음을 갖는 것도 좋을 듯싶다. 많은 이들의 참여와 독려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