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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슈 북부의 아키타(秋田)현 관광지에는 최근 한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인기 배우 이병헌, 김태희가 주연한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IRIS)’에 아키타 현의 관광명소들이 소개되면서 촬영 현장을 방문하려는 한국 관광객들로 오는 2월말까지 관광예약이 거의 끝났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12월에 드라마 방영이 이미 끝났지만 일본에서는 금년에 방송을 시작하기 때문에 한국 관광객은 물론 일본 한류 팬들의 ‘아이리스 투어’가 넘쳐날 것이라는 기대로 한 때 한적했던 아키타현이 일본의 新여행 일 번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이리스 대박은 지방정부인 현과 민간기업 공동지원의 합작품이다. 아키타현과 현지 료칸 운영사가 전라도만한 현 전체를 세트장처럼 쓸 수 있도록 전폭적인 촬영 지원에 나선 덕이다.

아키타현 처럼 현재 일본은 열도 전체가 관광에 올인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관광입국’ 슬로건은 관광으로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관광 제국주의’ 야욕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

중국도 일본만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2015년까지 내국인 관광객을 매년 10%씩 늘어난 33억명,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8%씩 늘려 9천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리국가를 표방하던 싱가포르도 ‘투어리즘 2015’를 기치로 내걸고 관광객 1천700만명 유치목표 달성을 위해 카지노와 유흥문화까지 도입하는 등 모험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비용만 약 4조4천억원이 들어가는 샌즈 카지노 건설은 싱가포르 정부에는 혁명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도 금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언하고 2020년까지 외래 관광객을 현재의 3배 수준인 2천만명으로 늘리는 등 관광산업 선진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과 주요 도시들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경쟁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국내 관광산업의 낙후성과 고비용 등으로 많은 관광수요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특히, 우리 광주는 가보고 싶고 머무르고 싶은 관광도시로서의 매력이 타 도시들에 비해 크게 뒤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예향이자 미향, 의향이라고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광주는 아직 생소할 뿐 아니라 멀고 비싸고 불편한 도시이며, 관심을 끌만한 관광명소도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박광태 광주시장이 새해 신년사에서 관광산업 육성을 시정의 최대 과제 중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 100만평 규모의 ‘스포츠·레저·관광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복합관광단지에는 남도민속촌과 공예단지, 세계음식타운, 워터파크, 축구장, 문화산업시설 등과 함께 종합병원, 교육기관 등 서비스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돔 야구장이 민자유치를 통해 건립될 수 있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로 광주 관광의 새 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광주의 관광산업은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2010년 광주세계광엑스포, 2011년 세계환경포럼,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2013년 세계공예엑스포, 2014년 세계수소에너지대회,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제행사가 매년 열리면서 광주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국제도시 광주의 이미지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한편, 관광수입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관광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김홍주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