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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100명의 남자에게서 배반당했다고 할지라도 101번째 남자를 또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여자인 것은 아니다. 성 경험을 통해서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여자는 훌륭한 악기다. 사랑이 그 활이며 남자가 그 연주자다.

그런데 지구상에는 이런 법도 있다. 미국 령 옛 괌에서는 처녀로 결혼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다. 그 때문에 지방에는 ‘처녀약탈’을 전업으로 하는 남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순결을 바친 여성들은 사례금을 내야 한다.

옛날 일본에서도 그리했는데, 줄 사례금이 없거나 마을촌장도 청년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순결을 아버지에게 바쳤다. 홍콩 법에는 배신당한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죽이는 것이 허용된다.

다만 맨손으로 죽여야 한다. 그러나 남편의 불륜 상대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죽여도 좋다. 인도네시아에는 자위를 한 자는 참수에 처한다는 끔찍한 법도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 법에는 키스는 하고 싶은 만큼 오래 해도 좋지만 5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제한이 있다. 더욱 해괴한 것은 애리조나 주 법에 ‘남편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아내를 패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일부다처(一夫多妻)를 허용한 조선시대는 이러했다. 태종의 처남 민무구·무질 형제는 태종 7년(1417) 사형 당했지만, 이 비극적 사건의 뿌리는 태종이 재위 2년(1402) 성균악정(成均樂正) 권흥의 딸을 후궁으로 맞으려 한 데 있었다. 이때 원경왕후 민씨가 “‘화란’을 함께 겪어 국가를 차지했는데, 이제 나를 잊음이 어찌 여기에 이르셨습니까?”

(태종실록 2년 3월 7일)라고 항의하면서 태종의 마음이 처가에서 떠나기 시작했다.

‘예기(禮記)’ 곡례(曲禮)편은 처자는 ‘후·부인·빈·처·첩’의 부인을 둔다’고 규정하는데, ‘3부인, 9빈, 27세부(世婦), 81어처(御妻)’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숫자만 120명인데, 게다가 첩은 제한이 없었다. ‘혼의(昏義)’에 따르면 제후는 아홉 부인을 둘 수 있으며, 경대부는 1처 2첩, 선비는 1처 1첩을 둘 수 있었다. ‘경국대전’ 내명부 조에 따라, 정1품 빈부터 종4품 숙원까지 8계품이 후궁인데, 제후는 품계가 없는 왕비까지 합해 아홉의 여성을 둔다는 규정에 맞춘 것이다.

조선의 스물 일곱 임금 중에 후궁을 두지 않은 유일한 임금은 18대 현종뿐이다. 명성왕후 김씨에게서 후사 숙종과 세 공주를 낳았을 뿐 어느 후궁도 두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티베트의 경우는 반대로 ‘일처다부제’를 지켜 한 여자가 형제인 세 남자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데, 현종만은 1처뿐이었다.

파리 외방선교회에서 로마교황청에 보고한 문서에 따르면, 정조 8년(1784) 이승훈이 북경의 천주당을 찾아와 영세 받기를 요청하자 방타봉 신부는 “복음이 가르치는 순결은 여러 여자를 데리고 사는 것을 용인치 않는다”고 말했고, 이승훈은 “법적인 아내밖에 없고 또 다른 여자를 결코 얻지 않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한다.

조선의 양반 천주교도들에게 일부일처제는 교리의 하나였다. 미국에서 일부다처제 신봉 종교신자들이 미성년 소녀를 부인으로 맞아 경찰이 수사한다는 소식이다. 이 종교는 교주의 많은 부인들과 신도가 이를 따라서 생활한 것이 알려져 전에도 한바탕 세상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200년 전에도 복음으로 일부다처제를 금지했던 일이 오늘날에 벌어진 것이다. 이런 교주는 옹녀 면허증 소지자(?), 현대판 꽃뱀들을 보내 혼을 내야겠다.

고운석<시인. 무진주문화마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