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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의 기업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위기에 처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기에 위기는 기업의 저격수나 다름없고, 시시각각으로 기업의 생명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위기는 대기업에서 영세기업에 이르기까지 표적의 대상이되고 있으며 그 형태 또한 다양하다 할 수 있다.

먼저 기업 내부에 쪼아리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전쟁이나 테러와 같은 인위적 요소와 자연 재해 등 외부의 해로운 효과도 기업경영에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정부의 정책이나 언론매체의 작용과 인터넷 상의 난맥도 어느 기업을 다시는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자그마한 위기라도 어설프게 대응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게 마련이다.

이토록 기업의 성공여부가 위기관리의 중요성으로 확산되면서 다양한 위험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위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기업의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필수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케빈 케네디는 자신의 저서 ‘100년 기업의 조건’에서 혁신, 제품교체, 전략,제휴 등의 경영면과 학습문화, 리더십, 기업지배시스템, 이사회의 감시 등 지배구조면을 포함한 8가지 측면에서 부딪히는 위기를 극복해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위기 극복 대책을 경영 마인드의 한 축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포춘이란 언론매체에서 1957년도에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자료가 나왔는데, 미국은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년이고, 일본은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30년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500대 기업이나 일본의 100대 기업은 모두가 우량 기업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에 일반 기업들의 사정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경우 파산 기간은 매우 짧아지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형 위기관리 지수(KCMI)를 활용하여 국내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 말 위기관리 실태를 조사한바 삼성중공업이 5점 만점에 4.94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고, 삼성증권, 제일약품, 삼성물산, 제일기획, KT, 현대상선, 포스코, 호남석유과학, LG화학 등이 10위권에 포진되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다.

위의 10위권에 들어 있는 대 기업들은 한결같이 위기관리를 전체기업경영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는 점과 단순히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는 것을 넘어 위기를 예방하는 활동을 포함한 광범위한 경영활동으로 판단하고 있는 점, 또는 자기 회사의 위기관리는 독립적인 활동이 아니라, 조직적 경영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면이 하위그룹의 기업과는 차별화가 되고 있는 것이 괄목할 만한 점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외국 기업에 비하여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 교육이 부족하고, 위기 상황의 정보와 분석 팀의 조직이 미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정부 차원의 보호벽이 선진국에 비해 두텁지 않다는 사실도 기업 위기관리에 맹점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같이 최고경영자의 위기관리교육이 부족하거나 위기 상황을 사전에 점검하고 분석하는 시스템 운영이 미흡한 면은 선진국들의 기업경영 마인드를 배워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기업위기상황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노사갈등의 위기상황이나 불합리한 노동조건이나 시설관리 면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하고 정부정책 또한 기업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서길웅 <전 서강 전문학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