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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연애인들의 잇단 자살소식을 접하며 OECD국가중 자살율 1위의 불명예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씁쓸한 마음과 함께 한번쯤은 우리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거라 생각한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오죽 힘들고 고통스럽고 삶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졌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짐작도 해보며 조금은 이해도 할 것 같다. 극히 개인적인 문제라 뭐라 하기는 그렇지만 그래도 자살까지는 너무 극한 선택이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이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있다. 죽은 뒤의 사후세계는 그때 가봐야 하는 것이고 우선은 그래도 숨쉬고 살아있는 현재의 모습이 낫다는 얘기다.

세월이 흘러 때가 되면 가기 싫어도 가게 될 것을 뭐 그리 급하다고 그렇게 빨리 가려고 하는건지... 우리가 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치밀한 계획으로 이루어지고 엄청나게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 세상의 빛을 본 것이다.

의학적으로 풀어서 보면 엄마 몸 속의 난자와 수정하기 위해 질 속으로 배출되는 정자의 개수는 1회에 약 1.5~3억 마리 정도이다. 그 중에서 가장 건강하고 똑똑하고 활동성이 좋은 정자가 선택되는 것이다.

그 경쟁률이 대학입시보다 높고 9급 공무원 시험보다 훨씬 치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한 신(神)의 의도에는 아마도 인간으로서 일평생 가치 있는 그 무언가를 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의학을 공부한 한사람으로써 확신 하건데 아무 의미부여 없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우리는 살아 숨쉬는 동안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3억 개의 정자들 중 선택받아 태어난 우리 때문에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버려진 많은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세상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사는 게 힘들다.

사실 생각해보면 힘들지 않는 게 뭐 있겠는가? 경제적 어려움,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과학문명에 가려진 인간 소외감, 인간관계의 복잡 다양함과 그로 인한 어려움, 부족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과의 상대적 빈곤감으로 인한 상실감...

하지만 한 발짝만 물러나서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너무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매사에 만족할 줄 모르고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이 햇살 좋은 봄날에 시간을 내어 시골길을 걸어 보라. 코끝에 느껴지는 신선한 바람, 꽃 향기, 길가의 풀 한 포기,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게 감사하지 않는가 행복하지 않는가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던 말로 유명한 철학자 루소는 50이후에 아니 평생을 살면서 주의하고 경계해야 할 것으로 탐욕을 꼽았다.

괜한 조바심이 나고 언제부턴가 가슴이 답답하고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우울하고 아파트 베란다가 어느 날 저녁에, 아니 시시각각 나를 부른다 해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것이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 발짝 물러서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암 병동에 가봤는가 암세포가 온몸에 펴져 있어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손톱이 물러지고 음식조차 먹을 수 없고 때로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엄습해 와도 살아야겠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항암제를 맞으며 꿋꿋하게 음식을 먹는다.

우리가 숨쉬는 오늘은 그냥 어제 이은 의미 없는 오늘이 아니라 어제 유명을 달리했던 그들이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오늘이라는 새로운 날이다. 주어진 오늘 하루에 감사해야 하고 살아 숨쉬고 있음에 또한 감사해야 한다.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기나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담대하게 받아들이며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

류재문 프로필: 전남과학대학 물리치료과. 송원대학 재활과 겸임교수. 미래간호학원 대표 연락처: HP:010-2640-3029 연구실: 062-236-3114. Fax:062-228-3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