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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의 도시 장춘(長春: 창춘)

장춘은 글자의 의미상 ‘봄이 길다’ 이다. 그러나 장춘의 봄은 길지 않고 오히려 겨울이 긴 곳이다. 인천에서 매일 항공기가 취항하고 있으며, 울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이다.

장춘은 관광지가 많은 곳은 아니나, 길림성의 성도이다. 장춘은 중국 최초로 계획도시라 말할 수 있다. 일본이 만주국을 세위 새로운 서울이란 뜻으로 ‘신경(新京)’이라 하였다.

거리가 길쭉길쭉하며, 숲이 이루어진 녹색의 도시임에 분명하다. 일제시대에는 우리 부산에서 장춘까지 기차가 다닌 적이 있다. 일본인들이 동경을 출발하여 시모네세키까지 와서 다시 배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여 부산에서 장춘까지 이용하였다.

국교 수교 전에 처음 장춘에 갔을 때의 일이다. 장백산 호텔에 들렀는데 북한사람들도 관광 왔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을 때 이야기를 걸어도, 대꾸도 하지 않고 밥만 묵묵히 먹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서 농담을 하면서 말하니, 그들도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한 번 말하기 시작하자 서로 주고받았다. 아침을 먹고 헤어지려고 하자, 북한 사람들이 우리 차에 올라와 노래를 한 곡 불러주어, 우리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자 그들도 대단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작은 선물을 주고 아쉬운 이별을 해야 했다.

최근 들어 무석이나 횡점이 영화 촬영지로 이름이 났지만, 장춘은 중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 촬영 장소이다. 넓은 지역에 고대 중대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건물들과 여기 저기 촬영하느라 정신 없이 제작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중국 여기저기에 자동차공장이 들어섰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공장은 장춘 밖에 없었다.

▶만주국의 황궁 위황궁(僞皇宮)

장춘에도 황궁이 있다. 그것은 거짓 황궁이라는 뜻의 위황궁이다. 자금성에서 어린 나이에 쫓겨나 일본의 꼭두각시로 만주국의 황제 부의가 살았던 황궁이다. 중국에서 만주국을 정식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위황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 황제’라고 하지만 한자표기는 말대황제(末代皇帝)이기 때문에, 교포들이 ‘말대황제, 말대황제’라고 말하면 우리는 그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마지막 황제 부의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 부의가 전범으로 감옥에 갇혀있는 곳이 무순이다. 그곳에 부의에 대한 자료가 많이 있다.

아곳의 특이한 점은 모든 설명이 간체자가 아닌 정자로 쓰여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다. 위황궁내에 청나라 황제들의 자녀 수를 기록해 두었는데, 강희황제는 아들 35명, 딸 20명으로 모두 55명으로 청나라 황제 중에서 제일 많았다.

▶만주국의 양변기

지나(支那: 중국)의 밤이라는 일본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이향란(李香蘭)이라는 여배우 이름이 떠오른다. 지나의 밤과 이향란은 일제가 세운 꼭두각시 나라 만주국(1932~45)과 일본, 그리고 식민지 조선에서 무척 사랑 받았던 유행가, 그리고 영화 배우다.

만주국은 일본 관동군이 만주사변을 일으킨 이듬해인 1932년 3월 1일 공식 출범했다. 88년도 아카데미상을 휩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 부의(溥儀)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이면서 만주국 황제도 지냈다.

만주국은 오족협화(五族協和)를 건국이념으로 내걸었다. 일본 중국 조선 몽고 러시아인이 사이좋게 지내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나 총칼과 거짓에 기반해 세운 국가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아니었다.

만주국은 일본의 신도(神道)를 국교로 삼았고 일본 황실의 조상이라는 천조대어신(天照大御神)를 공식적으로 모셨다. 태평양전쟁이 시작되면서 식량배급에 차별을 두었다. 일본인에게는 흰쌀, 조선인은 흰쌀 반 수수 반, 중국인에게는 수수만 지급됐다.

만주국의 기반은 식민지 조선과 마찬가지로 일본군의 폭력이었다. 일본이 패한 45년 8월에 만주국이 무너지고 조선이 해방되었다. 현재 중국에서 만주국은 존재했던 나라가 아니다. 만주국과 관련된 것에는 거짓 위(僞)자를 붙인다. 만주국이 아니라 위만주국이고 부의는 황제가 아니라 거짓인 위황제다.

만주국의 수도였던 신경(新京)은 당시 손꼽히는 첨단도시였다는 사실이다. 신경은 오늘의 장춘(長春)이다. 신경 시가지와 상하수도 시스템은 아시아 제일이었고 놀랍게도 수세식 화장실까지 보급돼 있었다.

만주국은 조선 일본 중국의 수백만 인구와 지식인들을 빨아들이는 동양의 엘도라도였다. 문예작품에 만주 낭만이라는 장르가 생겼고 지나의 밤과 이향란도 그런 흐름을 타고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한편 만주국은 저항자를 잔인하게 처단했고 중일전쟁의 후방기지로서 대량의 인적 물적 동원을 자행했다. 악명 높은 생체실험도 만주국에서 빚어졌다.

◆著者姜元求 박사의 프로필

現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現광주여행문화원 회장/現 중국 심양. 남창 명예시민/ 前 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장/前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前 광주권발전연구소장/前광주상아탑학원 원장

연락처 :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062)652-8800 www.shtong.co.kr/korea/chin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