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전남에서 생산된 기능성 쌀이 미국 수출길을 열었다. 쌀 수입국으로만 인식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쌀이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 하여 쾌거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가공용으로만 공급되던 수입쌀이 올 하반기부터 밥쌀용으로 시판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전라남도 나주에서 발아현미를 생산하고 있는 가바월드(대표 정진호)가 최근 발아현미 2톤을 미국에 수출했다. 수출된 쌀은 유기농 발아현미, 찰 발아현미, 발아흑미 등 3가지.

나주에서 생산된 고품질 벼를 가공, 정부 수매가격의 3.9배인 80㎏ 가마당 62만원에 수출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일반쌀이 ㎏당 2000원꼴인 데 반해 이 현미는 4배가량 높은 7800원 수준이다.

특히 이 업체의 수출은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넘긴 특허기술의 이전에 따른 성과여서 눈길을 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3년여 연구 끝에 개발한 '가바가 강화된 발아현미 제조방법'을 지난해 4월 이 기업에 이전한 바 있다.

가바월드는 2003년 11월 나주시 세지면에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지난해 4월부터 기능성쌀 생산을 시작, 서울·경기지역 대리점과 광주농협,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해 오고 있다. 이 발아현미는 지난달 개막된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에도 참가, 국내 소비자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가바성분이 강화된 발아현미 제조기술을 개발한 전남농업기술원 김석언 박사는 "발아현미는 일반현미의 거친 맛과 발아과정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 소화흡수가 잘되고 각종 성인병과 빈혈예방,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발아현미란 왕겨만을 벗겨 낸 잘 여문 현미에 적절한 수분과 온도, 산소를 공급, 1∼5㎜까지 싹을 틔워 현미의 영양과 기능을 극대화시킨 쌀. 현미가 발아과정을 거치면서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식이섬유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더 풍부,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 채워진 가장 이상적인 주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수출한 발아현미는 싹을 띄운 다음 현미가공 기술에다 기능성 물질인 가바(Gaba)를 극대화시킨 쌀이다. 발아과정에서 생성된 비타민과 아미노산, 식이섬유 등 가바성분이 일반쌀보다 10∼20배 이상 함유돼 있는 것이 특징.

또 가바는 동식물계에 널리 분포돼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동물의 뇌수에 존재하는 신경의 주요 억제성 전달 물질이다. 최근엔 갱년기 장해와 자율신경 장해에 나타나는 정신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의학계에 보고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