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한선 칼럼> 끄떡없는 파도 | |
| 입력시간 : 2010. 05.10.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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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리 주위에 무슨 바람이나 무슨 파랑에 끄덕하지 아니한 사람이 많지 않아서일까 왠지 서먹한 말임에 분명하다.
파도가 움직이는 모습을 파장(波長)이나 파랑(波浪), 또는 파상(波狀)이라 하거니와 이는 크게 어떤 대상의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기도 한다. 어떤 사건의 파장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예컨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이후의 파장이 어디까지, 얼마만큼 미쳐갈 것인가? 등을 말 할 때 쓰는 것이 손쉬운 경우라 하겠다.
그 수용 대상이 사람일 때는 파장이나 파상이라는 말은 ‘감동’이란 말과 대치되기 일쑤이다.
뮤지컬이나 영화 또는 연극 등이 사람에게는 미치는 영향은 정서적 또는 경제적 파장이란 말이 제격이고, 구제역 같은 병이나 악성 바이러스 등의 영향력에는 파상이란 말이 자주 쓰임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또한 어떤 분야에 있어서의 특정인의 영향력을 말하거나 문학 작품에서의 향기나 여운 같은 것을 나타낼 때 누구누구 또는 어떤 작품의 파장이 어떠하다는 표현이 자주 쓰이기도 한다.
한편, 파도와 관련하여 우리는 ‘포말(泡沫)’이라는 말도 흔히 쓴다. 포말은 문자 그대로 부서져 없어져버림이다. 귀에 익은 유행가 가사 중에 ‘포말로 부서지는 약속’이라는 것도 있거니와 이는 사랑의 맹서 따위가 시나브로 효력이 사라져 버림을 나타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결과의 허무함을 나타내고자할 때 우리는 포말이라는 말을 쓴다. 그래서 문학 작품의 경우 인생이나 약속의 허무함이나 덧없음을 포말이라는 단어로 대변하곤 한다. 끄떡없다는 끄떡하다와 대를 이룬다.
이는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와 그렇지 아니한 경우를 대비해 나타낸 말이거니와 사람이 누구에 의해 또는 무엇 때문에 마음을 움직여 그 무엇에 찬동하거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참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마음이 끄떡한 경우이다.
반면에 죄 지은 자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바라거나 사랑이나 자비를 바라지만 그 죄질이 너무 잔인하고 혹독하여 도저히 인정을 베풀 수 없는 경우 이는 마음이 끄떡도 하지 않음이다.
얼마 안 있으면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그 선거에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찬성표를 던질 차별화된 정책이나 인물이 많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유권자의 마음을 끄떡이게 할 정책과 인물의 발굴과, 그렇지 않고 유권자의 마음이 끄떡도 아니할 인물이나 정책을 들고 나섬은 천양지판이다. 전자는 자연스럽게 투표율을 높이고 선거에의 관심을 끌게 할 수 있겠지만, 후자는 무관심과 냉담 또는 냉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 지역의 오늘과 내일을 위하여, 과연 어떤 정책과 인물이 요구되는지 묻지 않아도, 굳이 애써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리라 믿는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끄떡하게 하는 정책, 우리 삶의 안정을 끄떡치 않게 하는 정책과 인물이 대접 받고 예우 받는, 그런 선거판이 되도록 우리 스스로 지혜와 슬기를 발휘했으면 한다.
값싼 어떤 정서에 자극을 한다거나, 어설픈 정책이나 인물로 읍소하여 표를 갈취해가는 경우가 이제는 더 이상 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풀뿌리니 민주화니 하는 말을 할 때를 넘긴, 성숙한 민주 시민이다.
이제 다시 민주화가 어떻고 풀뿌리가 어떠하다는 말은 정말이지 어릿광대의 어설픈 몸짓이나 장난에 불과할 뿐이다. 세상을 크고 멀리 내다 볼 줄 알았으면 한다.
선거, 능력 있는 사람을 선택하여 무슨 일을 하는 자리에 천거한다는 말이 그 의미일 것이다. 정말이지 이번 선거는 사람과 그 사람이 들고 나서는 정책을 보고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하여 소통의 장을 마련할 줄 아는 사람이 뽑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 절절하다.
선거의 한 축은 분명 소통이다. 소통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앙과 지방과의 원활한 소통,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투명한 평등, 배부르고 등 따시게 살 당당한 권리가 내포되었음을 우리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최한선 <전남도립대학 교수·시인>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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