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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 지하상가 붕괴는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

도로 아래에서 계속된 누수와 다른 설계에 따른 시공, 대책 없는 아시아 문화전당 공사까지 무너지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차도와 인도가 내려앉고 냉각탑이 쓰러진 금남로 지하상가 붕괴 사고. 사고 원인을 설명하는 중에도 지반은 계속 내려앉았다.

긴급 구조진단 결과, 수분을 머금은 지하상가 지붕 슬라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슬라브와 벽면의 접합부위가 끊어지면서 지하 2층 주차장 지붕까지 차례로 주저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냉각탑은 최근 더위에 냉각수를 채운 상태였다.

사고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도로 아래에서 계속된 누수, 하수관이 새거나 지하수나 빗물이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989년에 지어진 지하상가 벽면이 애초 설계와 달리 콘크리트로 시공되지 않은 점도 밝혀졌다.

광주시 재난안전 자문위원은 "설계 도면에 보면 이쪽에 30센티 콘크리트 옹벽이 있다. 지금 현재 콘크리트 옹벽이 시공이 안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하상가 벽면과 맞댄 땅은 아시아 문화전당 공사로 지하 20미터 깊이까지 파내려 간 상태다.

지하상가 상인들은 올 초부터 천장으로 물이 새 위험을 수 차례 알렸지만 시공사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한다.

금남로 지하상가 상인은 "5개월, 6개월 전부터 물이 새더라고요. 왔다갔다 해보면 내부 수리만 하고있어. 물이 떨어지는데도 철판만 대고."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은 자치단체 등과 함께 대책본부를 꾸리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 안전 진단을 하기로 했다.

이로서 금남지하상가 붕괴사고로 5.18 행사 차질을 빚게 됐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그제 발생한 금남지하상가 붕괴사고로 인해 오늘 저녁 옛 도청 특설무대에서 치러지기로 했던 오월창작가요제를 광주시청 앞 광장으로 변경했다.

또 오늘 무등 경기장에서 옛 도청 앞 구간까지 예정됐던 민주기사의 날 행사도 금남로 입구까지로 축소됐으며 행사위는 앞으로 금남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각종 행사들의 장소 변경 여부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