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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에 지어지앙 [池魚之殃] 이란 숙어가 있다.

이 뜻은 연못 속 물고기의 재앙이란 뜻이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의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나온 것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춘추 시대 송(宋)나라에 있었던 일이다.

사마(司馬:大臣) 벼슬에 있는 환퇴(桓　)라는 사람이 천하에 진귀한 보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죄를 지어 처벌을 받게 되자 보석을 가지고 종적을 감춰 버렸다.

그러자 환퇴의 보석 이야기를 듣고 탐이 난 왕은 어떻게든 그 보석을 손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왕은 측근 환관에게 속히 환퇴를 찾아내어 보석을 감춰 둔 장소를 알아보라고 명했다.

환관이 어렵사리 찾아가자 환퇴는 서슴없이 말했다.

"아, 그 보석 말인가? 그건 내가 도망칠 때 궁궐 앞 연못 속에 던져 버렸네."

환관이 그대로 보고하자 왕은 당장 신하에게 그물로 연못 바닥을 훑어보라고 명했다. 그러나 보석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연못의 물을 다 퍼낸 다음 바닥을 샅샅이 뒤졌으나 보석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연못의 물을 퍼 없애는 바람에 결국 애꿎은 물고기들만 다 말라죽고 말았다.

최근 6.2 지방선거가 끝나고, 희비애락이 교차되는 시점에서 한 고을의 패자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면 상당히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한 자치단체장에 출마한 후보는 자신이 앞으로 해야 할 정책과 비전만을 유권자에게 부각시켜야 함에도 자신의 정책 발표는 뒷전에 두고 상대후보를 폄하하고, 헐뜯고, 비난하는 연설만이 일관되어 왔다.

그런가하면 애꿎은 언론만 탓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유권자는 아나로그 시대가 아닌 디지털시대에 있는데 선거연설은 아직도 네가티브나 아마로그 방식의 연설을 하니 동원된 청중이외에는 그 유세장에 발걸음이 멎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자충수가 자기 자신을 망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당선이란 보석 허나를 찾기 위해 연못의 물을 퍼 없애는 바람에 결국 애꿎은 주위 지지자인 물고기들만 다 말라죽게 하고 말았다.

그러나 정치는 마약으로, 다시 혹시 있을 재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상당히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잣대로 보인다.

선거에서 승부를 놓고 한판 벌이다가 이긴 승자의 처세보다는 진 패자의 처세가 중요하다.

기다릴 줄 아는, 급한 마음에서 연못의 물을 퍼내지 말고 조용히 여유 있는 마음으로 차기를 바라보는 것이 어떨는지 ....

최재승<자유기고가. 파인뉴스 편집인. 재광벌교향우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