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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레몬 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아직도 ‘보쌈’이 남녀를 맺어주는 중요한 풍습으로 내려오고 있다. 때문에 이는 납치혼 또는 약탈혼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권(女權)이 커지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런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도에서는 성적 충동을 막고 불륜을 막기 위해 여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위를 거세까지 하는 풍습이 남아있어 세계 여성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남편이 아내의 비위를 건드리거나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했다간 강간죄로 처벌을 받는다. 이처럼 남편이 아내의 눈치를 보는 세상이니 침실에서 아내가 “오늘밤은 안돼요. 여보, 난 지금 머리가 아파요”라고 거부를 하면 말을 못할 처지다.

그런데 이젠 이런 식의 거부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성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오르가슴이 오히려 여성의 두통을 완화시켜준다는 새로운 조사결과가 미국 남부일리노이대학 연구팀에 의해서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사 대상이 된 여성 편두통 환자의 약 25%가 남편과 섹스를 가짐으로써 두통의 괴로운 고통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섹스에 의해서 두통의 완화를 경험한 11명 중 4명은 오르가슴으로 인해 자신들의 두통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의학박사 제임스 코크씨는 “오르가슴이 뇌 속의 뇌궁을 자극해 두통의 진행을 억제한 결과”라고 밝혔다.

일부 사람들에게 있어 오르가슴이 고통을 유발하는 특정 신경계의 활동을 완화시켜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오르가슴이 일부 여성들의 두통을 없애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정신과학자 패트리카 솔 박사는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다. “성관계시 여성들이 얻는 오르가슴은 두통을 멈추게 하는 혈액순환작용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한 연구가 더 진행된 후에야 우리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그렇다면, 남성은 섹스할 때 사정을 하는 게 몸에 좋을까, 그렇지 않는 게 좋을까.

일부 남성들은 사정을 하지 않는 게 건강에도 좋고 정력을 보전한다는 속설을 믿고 애써 사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사정불가론’은 최근 스트레스와 성인병 등으로 심인성 발기장애를 겪고 있는 30~40대 층에게 급속히 확산, 일종의 신드롬 양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남성의학 전문의들은 이러한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용불용설을 강조한다. 남성이 흥분을 하고 사정현상이 일어날 때 정자를 방출시키는 기관을 정낭이라고 한다.

정낭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를 저장하는 기관으로, 사정을 하지 않게 되면 정낭은 남은 정자를 흡수해서 소모시킨다. 그리고 다시 고환으로부터 새롭게 만들어진 정자를 보관한다. 고로 섹스 행위의 중단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게 남성의학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사정을 하지 않는 게 건강에 좋다고 믿고 사정을 하지 않아 정액이 막히는 울혈 현상이 일어나 내부 생식기나 그 주위에 통증을 느끼거나 배뇨 회수까지 잦아져 고통을 호소해오는 경우도 생긴다.

결국, 머리가 아프다고 섹스를 거부하는 아내는 남편의 건강과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꼴이 된다. 미국에서는 선진국이라 이를 알고 그런지는 몰라도, 결혼 조건에 일주일 또는 한 달에 섹스를 몇 번 해주겠는가고 미리 정하고 결혼을 하기도 한다.

물론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자제력을 잃고 지나치게 흥분해 있을 때는 피해야겠지만, 우리나라 아내들이 새겨둬야 할 부분이 아닌가싶다.

고운석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