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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광주시청에 들리니 ‘광주문화재단의 비전과 과제’란 시민 공청회가 있었다. 관심이 있어 참관하게 되어 설립준비 현황 및 비전을 듣게 되었는데 약간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작년의 경우 부산과 대구, 대전이 문화재단을 설립하였으며, 올해는 경남이 설립하였고, 충북과 전북은 추진 중이이다.

서울, 인천, 전남, 강원, 경기 지역은 이미 설립되어 있었으며, 광주는 ‘문화예술진흥위원회’가 대신하고 있었다. 광주문화재단이 내년 1월 출범하는 등 재단 구성의 윤곽이 드러났다.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설립되며 100억원을 출연해 운영하게 된다. 문화예술진흥위원회 문예진흥기금 50억원을 포함, 시 예산 50억원 등 100억원을 조성하며 목표액은 500억원으로 정했다.

조직구성은 문화정책을 수립할 정책기획실과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을 총괄하는 문화관광실, 문화예술사업팀, 경영관리팀, 시설운영팀으로 꾸려진다. 인원은 20명 규모로 출발하며 연간 운영비는 첫해인 내년에 15억원이 소요되며 이후에는 3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에 통합될 광주공연예술재단과 문화예술진흥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해산 절차를 거치게 되며 12월 재단 설립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주의 경우 설립목적을 보면 그 동안 ‘문진위는 문화예술지원, 교육, 조사 등 사업 영역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고, 50억원 정도의 열악한 기금과 인력, 조직미흡으로 자체 기획사업보다는 주로 문화부나 문화예술위원회의 매칭사업이거나 광주시의 위탁사업이었다.’는 설명이다.

문화재단의 특성을 보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문화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도시공간과 시민의 삶 속에 구현시켜낼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고, 시민사회 문화 창조 에너지의 발굴, 육성, 지원이다.

금년 4월에 출범한 ‘광주공연예술재단’은 광주국제공연예술제, 정율성국제음악제, 전국여성합창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공연예술제나 여성합창제는 공연예술재단에 넣을 수 있었으나, 정율성(鄭律成)국제음악제는 독자적이어야 했다.

정율성음악제의 경우 중국과 몇 년 앞을 내다보며, 친분과 인연으로 교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고, 빨리 결정해야 할 일이 많은데, 공연예술재단이 생기면서 결재하는 자리가 하나 더 생겨 옥상옥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 문화재단이 생기면 더 복잡하고, 신속한 일을 처리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또 하나 문화재단에서 우려하는 것은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관광분야 기능이다. 광주는 관광자원이 있지만 개별자원의 브랜드 파워가 낮고 자원간 연계가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천의 경우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관광공사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관광분야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은 거의 알지 못하는 영역이다.

일반적으로 관광분야에 잘 안 것처럼 말하지만, 거의 잘 모르며, 특히 관광분야는 별도의 전문기구가 필요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기관이 나서서 광주공항에 국제선 유치를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관광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교통인데, 항공교통도 모르면서 관광분야를 논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관광분야는 문화예술분야에 예속되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작더라도 독자적인 기구를 만들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유치에 발 벗고 나서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지역은 관광산업이 낙후된 지역으로 외국인유치를 위해서는 끈질긴 노력과 사람과의 인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재 일본이나 중국에서 많은 관광객이나, 의료관광객, 유학생 등이 몰려오고 있지만, 가만히 손놓고 있는 현실이다. 광주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원 기능이다.

문화재단은 스스로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위해서, 좀 더 넓게 일반 시민을 위해서 일하는 서비스 기관이다. 문화예술분야는 자율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자체적으로 독립성을 가지면서 그 기관들을 도와주는 협의체여야 하고, 관광분야는 전문기구로 설립하고, 정율성국제음악제는 별도 기구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행정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