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숙교수이 웰빙 칼럼 상추 | |
| 입력시간 : 2010. 10.15.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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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어멈 방아 찧어 들바라지 점심하소. 보리밥 파찬국에 상추쌈을 식구 헤아리되 넉넉히 능을 두소" [ 농가월령가] '유월령'의 대목은 여름철 농촌에서 땀 흘리며 일하다 들밥으로 상추쌈을 먹는 광경을 쉽게 그려 볼 수 있다.
상추는 대부분 쌈으로 먹는데 고려시대부터 먹었다. 고려는 몽고의 침입으로 고려의 여인을 공물로 원나라에 보내게 되었다. 이들은 궁녀나 시녀가 되어 이역만리에서 궁중의 뜰에 상추를 심어 먹으며 고향의 그리움과 망국의 한을 달랬다.
이를 눈여겨보던 몽고인에게도 상추쌈은 인기였다. 고려의 상추는 질이 좋아서 고려의 상추 씨앗은 천금을 주어야 얻는다고 천금채(千金菜)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해당화는 꽃이 붉어 좋고 / 살구는 누래 보기 좋구나/더 좋은 것은 고려의 상치로서 / 마고의 향기보다 그윽하구려.’ 원나라의 시인 양윤부( 楊允孚 )는 이렇게 읊었다.
상추는 붉은 것과 푸른 것이 있는데 생즙용으로는 붉은 상추를 고른다. 상추즙 대신 상추쌈이나 상추무침으로 먹어도 좋다. 비타민이 풍부한 상추에 참기름, 파, 마늘, 된장, 고추장을 곁들이면 영양면에서 합리적이다.
상추는 쌈 외에 겉절이, 김치, 불뚝전 등을 해먹을 수 있다. 상추불뚝전은 동이 오른 상추를 껍질을 벗겨 칼등으로 자근자근 두드린 다음 씻어 쓴물을 빼고 고추장, 된장을 넣어 부친 전이다.
상추쌈은 연한 상추에 쑥갓, 실파를 곁들여서 쌈장을 얹고 밥을 싸서 먹는다. 쌈장은 고추장에 쇠고기와 참기름을 넣어 만든 약고추장과 된장에 쇠고기와 표고 넣어 만든다. 형편에 따라 육류와 어류 찬을 보태면 좋다.
대궐의 상추쌈차림은 찬물이 조화를 이루어 절미( 絶味)하다. 쌈차림상은 기름진 쇠고기에 양념하여 국물이 적게 뚝배기에 끓인 절미된장조치,병어의 살만 떠서 고추장양념으로 조린 병어감정, 양념한 쇠고기를 국물 없이 조린 장똑또기자반, 보리새우볶음, 약고추장을 놓는다.
대궐에서 윗전들은 상추를 깨끗이 씻었는가 묻지 않는다. 상추를 뒤집어서 매끄러운 안쪽을 손바닥에 얹으면 자연스럽게 상추의 상태를 보게된다. 그 위에 밥을 한 술 놓은 다음 찬을 두 세가지 올리고 마지막에 참기름 한방을 떨어뜨려 싸 먹는다. 상추를 뒤집어 사먹으면 체하지 않는다 했고, 쌈을 먹은 후에는 계지차( 계피나무의 삭정이 가지)를 마셨다. 상추는 찬 식품이고 계지는 따뜻한 식품이니, 이 두 가지를 함께 섭취하여 몸을 중화시켜 보(補)한다는 원리이다.
한방에서 상추는 근육과 뼈를 보강하고 오장육부의 기능을 순조롭게 해주는 성질을 지닌다고 한다. 그러나 소음인이나 몸이 차서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상추는 외용약으로도 유용한데 타박상에 즙을 바르면 좋고 , 눈에 핏발이 서서 풀리지 않을 때도 상추즙을 짜서 한 번에 한잔씩 세 번 복용하면 풀린다. 누런 치아를 희게 하려면 상추를 뿌리와 함께 말려 가루로 만들어두었다가 양치질할 때 치약과 같이 조금씩 사용하면 된다.
상추는 스트레스 해소와 신경과민에 유익한 약리 효능이 있다. 상추를 꺾으면 나오는 흰 진액은 ‘리쿠루신’ 성분인데 진통과 마취작용을 한다. 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오는데 상추의 ‘락튜카리륨‘이 수면제 역할을 하여 불면증, 황달, 빈혈 등에 치료 효과가 있다. 몸이 붓고 소변이 잘 안나올 때, 뼈마디가 쑤시고 혈액이 탁해졌을 때에도 좋다. 특히 산후 스트레스로 모유가 잘 안나오고 젖몸살이 날 때 0.5리터 정도의 상추즙을 하루에 몇 차례씩 나누어 마시면 좋다.
상추는 월강초(越江草)라고도 부른다. 가난한 농가에 해산한 산모가 미역을 구할 형편은 못되어 상치로 국을 끓여 먹었더니 산모는 배가 아프고 아이는 푸른 변을 보았다. 그래서 상치는 멀리 강 건너에 심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정숙 교수<전남과학대학 호텔조리 김치발효과>
파인뉴스 기자 470choi@hanmail.net 파인뉴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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