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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엄마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56)의 시위가 미국에 정치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여름 휴가지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 부근에서 시핸이 벌여온 외로운 시위가 이라크전 반대 여론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가운데 17일 미국 전역에서 시핸을 지지하는 촛불시위가 열렸다. 미 언론은 시핸이 ‘반전 엄마’로 불리는 등 이라크전 반대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진보 성향 단체인 무브온 닷 오르그와 ‘진정한 다수’, ‘미국을 위한 민주주의’ 등은 이날 밤 시핸 지지자들이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50개 주 1600여곳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 촛불시위에 6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크로퍼드에서는 수백명이 촛불과 꽃을 들고 지지 시위에 참여했고, 백악관 앞에도 수백명이 모여 “신디를 만나 진실을 얘기하라” “당장 전쟁을 끝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프랑스의 ‘반전미국인연대’(AAAW)도 파리 에펠탑 부근에서 시핸 지지 촛불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시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람은 모두가 귀중한 생명이고 가족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탐욕과 권력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노리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미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시핸은 부시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위해 크로퍼드 목장에 도착한 지난 6일부터 1인 철야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100여명의 지지자가 그의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시위 천막촌에 그려진 미국 지도에 적혀 있는 방문자의 출신 지역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동부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영국 오스트리아 일본 터키 독일 호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등 외국에서 온 방문객들도 있다.

부시 대통령은 자신을 직접 만나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요청하겠다는 시핸의 주장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응답해야 할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미군 전사자가 1800명 이상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반전여론이 확산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화당은 반전여론이 내년 미국 중간선거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