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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어 금강산, 한라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산이다. ‘山景無盡’(산경무진, 산의 경치는 끝이 없다)이라는 신념을 갖고 산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온 사진가 이한구(56) 씨는 특히 지리산의 사계를 중점적으로 찍어왔다. 이 씨는 “지리산의 사계는 사람의 인생을 닮았다”고 말한다. 이 씨가 14년 동안 산을 오르며 담아낸 진귀한 지리산 사계 사진 중 일부를 소개한다. 관련 사이트: http://www.lhkphoto.com

이 씨는 산을 남달리 좋아했다. 1973년 울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울산시 소재 일요산악회에 가입하면서 사진보다는 산과 먼저 인연을 맺었다. 처음 카메라를 구입했던 것도 작품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산에 오르는 동료를 찍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1977년 이 씨는 한국사진가협회 울산지부에서 개최한 모델촬영대회에 참가했다가 수상을 한 것을 계기로 더 전문적인 사진을 찍게 됐다. 그 뒤로도 각종 사진대회에서 수상을 하면서 사진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게 됐다.

그는 이후 산을 꾸준히 찾았고 대자연이 펼쳐내는 진귀한 모습에 감동을 받아 산을 중점적으로 사진에 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사진을 배워본 적이 없는 이 씨가 산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씨는 “지방에서 산 사진에 대해 조언을 해줄만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며 “필름이나 카메라 선택, 촬영테크닉 등 모든 것을 혼자 경험으로 터득해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 들인 시간과 돈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혼자 오랜 시간 고생을 한 뒤 이씨는 1989년 사진동아리 칠광사진동우회에 가입해 체계적인 사진 이론을 습득하고 본격적인 산악사진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이 씨는 좋은 산 사진을 찍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다림을 꼽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자연과 하나가 돼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씨는 “자연과 하나가 돼 그냥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좋은 풍경을 찍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렇게 자연을 기다리다보면 끈기와 인내를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고향인 포항 내연산의 풍경을 담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다른 그의 바람은 누구나 이 씨의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이 이한구가 찍은 산 사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인 산 사진을 찍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