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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공식행사 마지막 순서로 광주시립합창단의 합창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김 총리에겐 '불편한 행진곡'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에서 참석 인사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오른쪽에서 4번째)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오른쪽에서 5번째)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유가족과 5월단체 회원들이 일어나 일제히 따라불렀다. 그들의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유족들의 흐느낌이 노래를 적셨다. 감회가 남달랐다.

2009년부터 "현 정부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5·18 행사에서 퇴출된 '임을 위한 행진곡'을 3년 만에 다시 불렀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아닌 공식 추모곡을 공모한다고 발표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기념식 때도 정부가 이 곡의 제창을 금하자 5·18단체들은 따로 행사를 열었다.

송성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빼앗겼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3년 만에 목터지게 불렀다"면서 "너무 슬퍼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와 유가족, 유공자, 5월단체 회원, 시민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광주지역 초·중·고교생 217명이 기념식에 처음으로 공식 초청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리가 대신 읽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민주 영령이 성취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사회통합을 굳건히 하는 더 깊은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3년째 국가기념식인 5·18 기념식에 불참했다.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권은 이 대통령이 3년째 기념식에 불참한 데 대해 일제히 논평을 내고 "5·18정신을 폄훼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특히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광주지방보훈청장이 기념식 경과보고를 한 것은 국가기념식을 지방행사로 격하시키려는 처사"라며 국회 상임위 차원의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도 "5·18정신을 부정하는 무성의한 행사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