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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전기 호남지방의 가사문학은 광주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영향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가사문학은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많은 작품이 전승 보존되고 있는 가사문학의 요람지이다.

구운몽을 지은 김만중선생은 서포만필에서 정철선생의 관동별곡(關東別曲), 사미인곡(思美人曲), 속미인곡(續美人曲)을 가장 뛰어난 글이라 칭송하였으며, 특히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중국의 대시인 굴원(屈原)의 이소(離騷)와 같다고 칭찬하였다.

굴원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정호(洞庭湖)로 들어가는 조그만 강인 멱라수(覓羅水)에서 빠져 죽었다. 그곳에 굴원을 기리는 사당이 있으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 생긴 것이 단오(端午)다. 광주호 주변의 광주호팔경인 소쇄원(瀟灑園). 식영정(息影亭). 환벽당(環璧堂). 독수정(獨秀亭). 풍암정(楓巖亭). 취가정(醉歌亭). 송강정(松江亭). 면앙정(俛仰亭)을 말한다.

소쇄원은 양산보, 식영정은 임억령, 김성원과 정철, 환벽당은 김윤제와 정철, 환벽당 아래의 용소(龍沼)는 김윤제와 정철의 만나는 장소로 유명하다.

이곳은 신비로움에 가까운 아름다운 정원이 여기 저기 널려 있어, 요즈음 많은 일본인 학자들이나 우리나라 조경학자들이 원림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무등산과 광주호주변 일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가사문화권은 역사 탐방지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주변에 산재된 문화유적을 보다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만 한다면 후세들에게 가사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학문적 탐구의 장으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한번 정도는 가사문화권을 다녀갈 수 있도록 청소년수련관을 하나쯤은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각급 중고등학교는 수련관을 통해 수련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을 잘 하기만 하면 전국의 학생들이 몰려들 것이다. 청소년수련관은 공기 좋고 물 맑은 아름다운 광주호 주변이 제격이다. 그래야 가사문학을 널리 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도 되고 광주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들 것이다.

관광지는 눈으로 보는 관광지가 있는가 하면, 스토리텔링으로 귀로 듣는 관광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광주호 주변의 가사문화권은 스토리텔링의 보고라 말할 수 있다. 가사문화권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중교통인 버스가 원활히 다닐 수 있도록 공항이나, 역, 터미널은 물론 시내 어느 곳이나 버스노선이 있어야 한다.

이전 한국농어촌공사가 500억원대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광주호 저수지 둑 높이려고 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초 이미 실시된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조사, 환경부 협의를 거쳐 도출된 것으로, 공사기간(2011～2012년) 등 전체적인 일정을 감안하면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요식 행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이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에 대한 영산강유역환경청과 광주시 등의 검토의견에 따르면 평가서에 저수지의 총 저수용량이 잘못 표기돼 있으며 호수생태공원의 기존 수몰면적 역시 잘못 기록돼 있다고 한다.

이 사업으로 인해 독 높이가 2.1m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침수되는 호수생태공원의 계획 홍수위(洪水位)가 기존 홍수 높이보다 낮아지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미흡하고, 수위상승에 따른 가사문화권의 침수영향 여부 및 문화재별 저감 대책도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관계자는 "초안보고서에 일부 표기가 잘못된 것은 있으나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관계기관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실시설계안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본안 보고서를 만들면서 수정, 보완할 것" 이라며 "관계기관이나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가사문화권까지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미 예산이 마련된 만큼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가사문화권이라는 지역은 오직 광주호주변 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장. 호남대 초빙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