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지난해 6월 6일 프랑스는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 6월 6일) 60주년을 지냈다. 이날은 프랑스만의 기념일이 아니라 세계적 기념일이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17개국 대통령과 총리를 초청했다. 60년 전에는 서로 총을 겨눈 적이었던 독일 정상도, 이념의 장벽 때문에 2차대전 승전에 기여한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러시아 정상도 60년 만에 처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미국·영국·캐나다 등지에서 1만2000여 명의 참전용사들도 초대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행사가 열린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반미(反美) 감정이 높았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로 부시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후 사사건건 충돌했다. 그렇지만 프랑스 땅을 나치 독일로부터 해방시킨 그 은혜를 잊거나 폄하한 건 아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프랑스 민간인들의 피해도 컸다.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하면서 나치 독일군에 대대적 공습을 퍼붓는 바람에 그 폭격으로 희생된 노르망디 주민들도 있었고, 이들의 집도 깡그리 파괴됐다. 그러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미군·영국군 등 연합군 300만명이 참전해 25만명이 낯선 프랑스 땅에서 숨져갔다. 그 덕에 프랑스가 자유를 되찾았다. 프랑스는 당시 나치 독일군으로 참전했던 젊은 병사들의 일기를 전시하는 행사도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었다.

노르망디 전역은 지금도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연합군 묘지는 물론 독일군 묘지도 있다. 연합군의 이동 경로를 지금도 상세히 표지판에 남겨놓아, 누구든 표지판을 따라가면서 60년 전 역사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