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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은 범죄의 어머니다. 그래선지 케네디는 만일 자유사회가 다수의 빈자(貧者)를 돕지못하면 그 사회는 소수의 부자도 구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데 대한민국이 중산층도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쟁만 일삼고 있다.

다만 그때그때 관심이 있는듯 말로만 떠들어대다 만다. 눈에 띄게 변한게 있다면 국회의원 자신들의 보좌진수 늘린 것과 월급올라간 것만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국민의 대표로 선출돼 우리나라에 단 299명 밖에 없는 국회의원들. 일단 국회의원임을 입증하는 배지부터 금(金)인 이들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후원금은 후원금대로 별도로 챙기고서도 국회의원들이 월평균 받는 금액은 1036만6443원으로 자그만치 1000만 원이 넘는다. 엄밀히 월급으로 말하자면 699만9740원이지만, 이는 활동비와 상여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지난해까지는 986만9733원이었으나 올해, 지난 1월 국무회의에서 공무원 월급 5.1%를 인상하는 내용의 '국가·지방공무원 보수 및 수당규정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올해 1036만6443원으로 인상돼 월 1000만 원선을 돌파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월급은 월정액인 수당①과 상여금, 그리고 각종 활동비의 수당②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의원들은 월정액으로 월별 일반수당 546만5200원을 받지만, 여기에 붙은 수당이 그 배가 된다. 월정액으로 나오는 수당은 관리업무수당 49만1860원, 정액급식비 13만원, 가계지원비 91만2680원으로 이것만 따져도 153만4540원이다.

여기에 상임위원장과 같은 직급이 있을경우 직급보조비가 포함돼 월정액은 더 커진다. 한편 인상된 공무원 수당을 적용하면 대통령은 연 2억1905만4000원, 국무총리는 연 1억6104만1000원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간 사람이 수두룩한 가운데, 서비스 물가까지 슬금슬금 다 올라 힘든 삶을 살고있다.

이발·목욕·학원비는 물론 신선식품·공산품에 이은 '물가 쓰나미'에 목이 메여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직장인들은 점심값 1만 원 시대에 김밥을 찾고있다. 그러니 가끔 "오늘만큼은 점심 안 먹고 넘어가면 안되나?" 주머니가 가벼워 괴로운 직장인들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한국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결과 올 한국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은 5551원이다.

일본 신세이(新生)은행 계열 '신세이 파이낸셜'에 따르면 올 일본 직장인의 점심값 지출은 490엔(약66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2820달러로 한국의 1인당 GDP 2만591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84% 수준인 한국의 점심값은 비싸다.

정부는 식당을 직접 압박해 가격을 규제하기 보다는 일본처럼 싸고 맛있는, 경쟁력 있는 식당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귀하신 분들은 많은 봉급을 받으니 서민 식탁물가는 모르는 것 같다. 물가 대책에 장관까지 딴소리나 하고있으니 하는 말이다.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4% 올라 6개월 연속 4% 이상의 높은 상승을 이어갔다. 3주째 지속된 장마로 채소, 과일값이 급등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농축수산물 가격을 중심으로한 비용요인,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압력, 기대 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관들이 몇달간 기름값에 매달리는 식의 '보여주기 정책'은 이미 약효를 잃었다. 정부가 물가안정종합대책을 내놓은지 6개월이 지났다. 국민 앞에 솔직한 중간보고를 할 때다. 장관들의 판단착오나 정책 잘못도 자체 평가에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도 감시와 대안제시에 소홀했다면 반성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중산층까지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

고운석<시인. 무진주문화마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