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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알려진 최고(最古)의 금 채굴지역은 기원전 4천년기에 수메르문명을 꽃피웠던 서아시아이다. 한편 누비아와 아라비아에서도 금액이 발견되었으며 이집트인들이 채굴 작업을 벌였다.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이집트학 박물관에는 금에관한 가장 오래된 사료가 보관되어 있다.

또 기원전 14세기경의 파피루스에는 금광 지도가 그려져 있다. 이집트 제18대 왕조의 무덤에 그려져 있는 프레스코화에는 다음과 같이 금세공술에 대한 설명이 나타나 있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나무관에 금이 함유된 광석을 내려보내면 밑에 설치된 시렁받침이 금덩어리와 금속가루를 걸러낸다.」

이렇게 발전하여 기원전 제 3천년기에 이미 상당한 수준에 달해 있었다. 이때 금세공술도 찬란하게 꽃피어났다. 수메르인들의 금세공술은 앗시리아·바빌로니아·이란 등에 전파되었다. 이란인들은 북방의 스키타이인들과 서방의 히타이트인들에게 금세공술을 전해주었다. 결국 중국과 발칸반도 지방에까지 그 기술은 뻗어 나갔다.

이렇다보니 현대에 와선 순금으로 우표를 만들어 발행한 국가까지 탄생했다. 그 나라는 놀랍게도 아프리카 가봉이다. 금값이 고공행진하는 요즘 추세를 봤을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가봉 정부는 프랑스령 적도 아프리카에 병원을 개설해 인류애를 실천하다 1965년 9월 운명한 슈바이처 박사를 기리기 위해 12월 금 항공우표를 만들었다.

우표 1장당 순금 1.1g이 소요됐는데 가봉 정부는 0.6g 보증하고 있다. 그런데 금값이 2020년엔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지만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할 것이라는게 그 근거다. CNBC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의 얀 첸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비정상적인 상태가 계속되면서 금값이 현재 가격(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온스당 1800달러. 한화 약 190만원)의 3배 이상으로 올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내놓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2014년까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금 수요가 증가한다. 2018년까지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달러가치가 상승해 투자자들이 금 시장을 빠져나간다. 금값이 소폭 하락한다. 그러나 2020년까지 신흥국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값은 결국 온스당 4869달러까지 오른다.

향후 5년간 새로 금을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이 거의 없는데다 각국 정부가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점, 세계 금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를 비롯해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 해지를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리는게 금값이 상승하는 주요원인이다.

금 공급이 빡빡해질 전망이다. SC는 각국 375개 금광 및 30개 구리·비금속 광산을 조사한 결과 향후 5년간 금 생산 증가율은 평균 3.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요는 많이도 늘고있다. 금융위기로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을 지켜본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늘리는 탓이다. 작년 말 금을 내다팔던 각국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들은 21년만에 금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1분기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은 멕시코와 러시아의 주도하에 107t을 사들였다고 한다. 실제로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금 수요는 3812t으로 전년대비 9% 늘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금 공급량은 4108t으로 2%만 증가했다. 사정이 이런데다 최근에 경제까지 불안하다보니 '역시 금(金)'하고 있는데, 금값이 고공비행을 하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상대적으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금 펀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과 유럽 경제가 동시에 흔들리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내려지는데다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불안정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금에대한 관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고운석<시인. 광주남구발전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