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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과 의혹으로만 떠돌던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문제가 전노조와 흥사단에 의해 조사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3일 전국 16개 광역 및 234개 기초의회 전체를 대상으로 지난 4년간 해외연수 현황을 정리한 ‘제4기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의 내용을 들춰본다(편집자 주)

백서에 따르면 실제 해외연수 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점심 및 비행시간 제외한 낮 시간의 16.4%만이 공무와 관련된 것이었으며 나머지는 관광 일정이었다. 2004년 1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총 연수시간 3만1002시간 가운데 5078시간만이 당초 연수 목적과 관련된 활동이었다. 광역의원은 해외연수 시간의 86.7%를, 기초의원은 83.1%를 관광지에서 보냈다.

이렇게 지방의원 해외연수의 80% 이상이 관광으로 채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간 4차례의 해외연수를 실시하면서 관광말고 공무를 수행한 적이 한번도 없는 기초의회도 있었다.

4년간 250개 광역·기초의회 4128명의 지방의원들은 모두 1520회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의원 1인당 2.5회의 해외 시찰을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된 예산은 4년간 203억원으로 의원 한사람당 평균 487만원의 여비를 지출한 셈이다.

광주광역시와 제주도 의회, 서울 양천구와 구로구 의회 등 31개 지방의회가 4년간 한 차례 이상 100% 관광여행을 다녀왔고 전남 보성군 의회의 경우 해외연수 4회 모두가 관광 목적으로 파악됐다.

올해 1∼2월에는 46개 지방의회 소속 의원들이 임기 말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7월로 임기가 끝나는 일정을 고려하면 해외에서 배워온 연수 경험이 얼마나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전남 보성군의회 의원과 공무원 11명은 2월말 ‘축제실태와 지방정부의 관광객 유치 사례 수집’을 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등을 방문했다. 10박 11일간 머문 의원들의 축제 관련 ‘공무’는 삼바축제 참여였다. 이를 위해 모두 1665만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한반도와 기후도 토양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의원들은 보석 및 인디오 박물관을 열심히 벤치마킹했다.

'선진 지방의정 체험과 선진시설 견학’을 목표로 한 전남 무안군 시찰단은 이집트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를 행선지로 삼았다. 이집트 룩소르 신전과 왕들의 계곡,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등을 돌며 지난달 5일부터 11일간 머물렀다. 의원 5명이 쓴 예산은 1270만원. 비행시간을 제외한 낮 시간 56시간 중 지방의정 체험은 전무했다.

흥사단 측은 “백서를 지방의회에 발송해 각성을 촉구하고 7월 개원하는 5대 지방의회에서는 관련 법규와 주민 감시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