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프린트하기

# 문 저는 10여년 전에 아는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乙) 보험회사에 보험료로 매월 10만원를 불입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보험은 각종 질병이나, 성인병, 암, 상해 등 여러가지 보험 혜택이 많이 주어지는 보험인데, 제 나이도 들고 몸도 좋지 않아 병원에 자주 가는 관계로 혜택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몇 년 전에 조그만 사업을 하면서 (甲) 은행으로부터 3,000만원을 대출받은 사실이 있는데, 근자에 사업이 잘 안되어 이자를 몇 달째 못내고 있습니다. 그러자 (甲) 은행에서는 저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더니 그 판결로 저의 위 보험에 압류 및 추심명령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보험이 해지되면 제 나이도 있고 치료 경력도 있어 다른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저는 어떻게든 위 보험을 유지하고 싶은데, 듣자하니 추심명령을 신청하면 제 의사와 상관없이 보험이 해지되고 해약환급금도 보험회사에서 가져간다고 하는데 과연 맞는 말인지요?

#답 금전채권을 압류한 채권자는 추심명령을 얻어 압류된 채권을 추심할 수 있고 또한 그 채권을 추심하기 위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절차 없이 자기의 이름으로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행사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1항, 제2항).

그렇다면 여기에서 보험금의 해약환급금청구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을 얻은 채권자에게도 이와 같은 권리가 인정되는지 문제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판례는 “보험계약에 관한 해약환급금채권은 보험계약자가 해지권을 행사할 것을 조건으로서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부 권리이기는 하지만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재산적 권리로서 민사집행법 등 법령에서 정한 압류금지재산이 아니어서 압류 및 추심명령의 대상이 되며,

그 채권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보험계약의 해지가 필수적이어서 추심명령을 얻은 채권자가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은 그 채권을 추심하기 위한 목적 범위 내의 행위로서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당해 보험계약자인 채무자의 해지권 행사가 금지되거나 제한되어 있는 경우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권에 관하여 추심명령을 얻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보험계약 해지권을 자기의 이름으로 행사하여 그 채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판 2009.6.23. 선고 2007다26165).

또한 “보험금 해약환급금청구권에 관한 추심명령을 얻은 채권자가 위 추심명령에 기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추심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경우에 그 소장에는 추심권에 기초한 보험계약 해지의 의사가 담겨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소장 부본이 상대방인 보험자에게 송달됨에 따라 보험계약 해지의 효과는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라고도 판시하고 있습니다(대판 2009.6.23. 선고 2007다26165).

요컨대, 판결 등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채무자의 보험금 해약환급금청구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보험계약자인 채무자 본인이 보험계약을 해지하지 아니하더라도 추심채권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계약을 해지하여 보험금 해약환급금을 추심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한 추심명령을 송달받은 보험회사가 추심에 응하지 아니함으로써 추심채권자가 보험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추심의 소에는 그 소장 부본의 송달 자체에 보험계약 해지의 효과가 인정되므로 사전에 보험계약 해지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당해 추심의 소에서 승소하여 해약환급금을 추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압류 및 전부명령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귀하께서는, 당해 보험이 특약 등에 의하여 또는 보험의 특성상 귀하에게 해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제한되어 있지 아니하는 한, 그 보험을 해지당하지 아니하고 계속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지며, 그 보험을 꼭 유지하여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어 해약당하고 싶지 아니하다면 추심채권자가 보험계약을 해지하거나 추심의 소를 제기하기 전에 채무를 변제하는 등으로 추심명령의 효력을 저지시켜야만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명, 상해, 질병, 사고 등을 원인으로 채무자가 지급받는 보장성보험의 보험금(해약환급 및 만기환급금을 포함한다) 중 일정 부분에 대하여는 압류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즉,

① 사망보험금 중 1천만원 이하의 보험금,

② 상해·질병·사고 등을 원인으로 채무자가 지급받는 보장성보험의 보험금 중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보험금 즉, ㉮ 진료비, 치료비, 수술비, 입원비, 약제비 등 치료 및 장애 회복을 위하여 실제 지출되는 비용을 보장하기 위한 보험금, ㉯ 치료 및 장애 회복을 위한 보험금 중 가목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제외한 보험금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

③ 보장성보험의 해약환급금 중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환급금 즉, ㉮「민법」제404조에 따라 채권자가 채무자의 보험계약 해지권을 대위행사하거나 추심명령(推尋命令) 또는 전부명령(轉付命令)을 받은 채권자가 해지권을 행사하여 발생하는 해약환급금, ㉯ 가목에서 규정한 해약사유 외의 사유로 발생하는 해약환급금 중 150만원 이하의 금액, ④ 보장성보험의 만기환급금 중 150만원 이하의 금액 등은 압류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보험금에 대하여는 채권자라도 추심명령 등을 통하여 대위하여 해약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