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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 ‘국제화 시대’라는 말은 요즈음 사회변화를 지칭하는 말들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넘쳐나는 정보와 지식들로 하루가 달라짐을 실감한다. 아침에 새롭게 알았던 지식이 오후에는 묵은 지식이 되어 버린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은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참으로 빠르다는 생각에 동의할 것이다. 마치 음악에서 한 박자를 아니 반 박자를 놓쳐도 불협화음이 되듯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뒤떨어진 사람이 된다. 물론 불협화음이 참으로 어울리는 화음이 될 수 있겠지만….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과 관심이 없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며, 세대차를 느껴 소외감으로 괴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회 속에서 다변화를 수용하는데는 지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간다운 인간을 기르는 인성교육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든 인간의 생활이 기계에 의하여 움직이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까? 기계화 및 자동화는 점점 우리 생활의 부분을 차지하고, 인간들의 삶은 기계의 버튼하나로 조작되고 조정되는 편리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따뜻함으로 풀어가야 할 우리들의 일상이 무미건조해지며, 지금까지 누려왔던 행복감이 상실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기계화의 장점 못지않게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따뜻한 정과 사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미 우리 청소년들 가운데 극히 일부는 잘못된 가치관으로, 행복하고 밝아야 할 자신들의 삶을 위험한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채팅을 해서 성인들과 어울리는가 하면, 약물 복용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청소년들도 있다. 그들에게 지금의 심정을 말해보라는 기자의 말에 “세월을 돌릴 수 있다면 이런 상황 전으로 돌아가서 학교생활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것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회한의 슬픔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학교교육의 정상적인 운영은 물론 가정과 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 바람직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학교교육의 기반은 가정교육에서 형성된다. 가정에서의 인간관계는 “인간으로서 가장 뛰어난 자연스런 관계”라고 한 학자의 말을 의미롭게 생각해보고 싶다.

태교에서부터 이미 인간의 교육은 시작된다고 한다. 가정은 사회생활의 최초 집단이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말하고 생각할 수 있기 전에 듣기능력이 시작된다고 한다. 인간들의 듣기 능력은 가장 먼저 발달해서 가장 늦게까지 활용된다고 한다.

귀여운 아이들이 걷고 말한 후에 가정교육을 하려는 생각은 이미 늦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머니와 아버지 가족 구성원들은 귀여운 자녀에게 가장 훌륭한 교사의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하기 전에 이미 가정이라는 집단을 통해서 교육을 받은 것이다.

취학 연령이 되어서 학교생활을 하게 될 때 부모를 닮은 생각과 언행을 하게 된다. 학교에 입학을 시킨 학부모들은 이미 실시된 부모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도 없고 거울삼아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보고 평가한다. 다행히 원만한 학교 생황을 하면 탈이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모든 탓을 학교생활로 돌린다.

인성교육은 이미 학교생활 이전에 형성됨을 인지하고 바른 인성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출발하며, 행복한 삶의 시작은 부모가 어떻게 모범을 보이고, 가르치는가에 달려있다.

귀한 아이들,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사랑의 가정교육으로 그들의 밝은 미래와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데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겠다.

이정재 <광주교육대학교 前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