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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로 상업철도가 영국과 미국은 1830년에 놓였다.

이후 유럽과 미국은 철도 건설 덕분에 사상 최대의 호항을 누렸고 30년 가까이 철도 붐이 이어졌다.

따라서 철도는 철강산업을 일으키고 산업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한데 한국은 영국이나 미국보다 69년 후인 1899년 9월에야 증기기관차가 달리는 철도가 놓였다.

서울 노량진에서 제물포(인천의 옛이름)까지 32.3Km를 오가는 경인선 열차가 달리게 된것이다. 당시 철도는 개화와 문명의 상징이자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기차를 괴물, 도깨비로 불렀다. 서울·부산·대구·광주등지에 2층 건물이 지어지자 40~50리 밖에서 도시락을 싸들고 구경을 올 때라 철도와 정거장 주변에는 언제나 기차를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후 일제는 철도 건설을 가속화했다. 1950년 경부선, 1960년 경의선, 1914년 호남선과 경원선, 1928년 충북선, 1931년 장항선, 1936년 전라선, 1939년 경춘선, 1942년 중앙선 개통 등 한반도 곳곳엔 철도가 들어섰다.

일제가 철도 건설에 열을 올린것은 한반도를 침탈하기 위해서였다. 중국과 러시아로 군수물자를 운반하고 한반도의 식량지원과 광산자원을 약탈해 실어나르기 위한 의도였다. 일제의 의도가 이렇다 보니 철도를 이용하는 데에 한국인 차별이 빈번했다.

한 민족지는 1923년 3월 6일자 사설에서 ‘다소의 편리를 이용하여 조선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주머니를 빼앗아가는 교통기관’이라고 비판했다.이런 사정은 서울시내의 전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사람에게는 불공하기 짝이 없고 이다금 가증하고 밉살스러운 차장들은 정류당 이름을 일본말로만 하고 조선말로는 아니 합니다.’라고 쓰여있다.

일제 강점기 철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는 1925년 9월 30일 준공된 경성역사(서울역사)다. 지상 2층, 지하1층으로 중앙 건물엔 비잔틴풍의 돔을 얹었고 그 앞뒤 4곳에 작은 탑을 세웠다.

1층 창의 3분의 2되는 곳까지는 석재로 마감하고 그 위와 2층은 연분홍 벽돌로 마감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냈다. 역사의 처마엔 지름 1m가 넘는 대형 시계를 걸었다. 유럽풍의 새로운 모습 덕분에 경성역은 당시부터 화제였다. 2층에 들어선 식당은 한국 최초의 양식당이였다.

민족지 1933년 7월 11일자는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역 구내에 공중목욕탕이 들어선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시인 이상의 ‘날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도 경성역이 등장한다. 그러나 주인공이 경성역 대합실에서 느낀 것은 낭만보다는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고독과 슬픔이였다.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한국근현대사의 상징공간 서울역이 2004년 KTX개통으로 역으로서의 기능을 마감했다.

이로인해 복원공사에 들어갔는데. 2011년인 지난해에 옛 서울역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런데 새해 벽두부터 오는 2014년 운행되는 호남고속철 KTX의 광주역 진입 문제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강기정(광주북갑)국회의원이 관련예산 50억원을 확보하면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광산구 국회의원인 김동철의원이 이견을 보임에 따라 소지역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10일 열린 민주통합당 광주시장-광주시 정책협의회에서 이 문제가 노골화됐다. 하지만 호남고속철도사업이 지난 2006년 8월 노선과 정차역이 확정되면서 일단락 됐다. 지난 1987년 호남고속철도 사업이 시작된지 20년만에 핵심 쟁점이 매듭지어진 것이다.

당시 확정된 정차역은 ‘1도시 1역’의 원칙에 따라 광주권은 광주 송정역으로 결정됐다. 광주역에 대한 언급이 없어 정차역에서 빠진 것으로 해석됐다. 허나 전국적으로 ‘1도시 1역’원칙의 불편성이 제기되자 국토해양부는 2009년 5월 과주시에 광주역의 정차가능성을 열어둔 셈이 되면서 ‘소지역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데 또 여기다 정부가 KTX 호남선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민영화가 왠 말인가.

고운석<시인.광주시 남구발전 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