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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지도부의 계파싸움

1971년 8월 소련 이르쿠츠크 방면 중국 국경에 한 비행기가 추락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행기 내부에는 중국의 최고 권력자 중 한 명이었던 임표(林彪) 일가가 타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의 비밀스러운 내부 권력다툼에서 진 패자의 마지막 모습이다.

2012년 2월 중경(重慶) 부시장 왕립군(王立軍)이 갑작스레 인근 성도(成都) 미국 영사관을 찾으면서 중국 안팎을 놀라게 했다. 왕 부시장은 중국 권력층의 핵심인물 박희래(薄熙來) 중경 당서기의 수족이다. 과연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권력층의 물밑 변화가 드디어 물위로 불거져 나온 것일까.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왕 부시장이 지난 2월 7일 돌연 인근 청두의 미 영사관을 찾으면서 사건이 외부에 불거졌다. 당시 인터넷을 통해 왕 부시장의 미국 망명 기도설이 빠르게 돌았고, 이에 중경시는 "왕부시장이 과로로 병이나 휴가 형태로 치료 중"이라고 해명했다. 당일 중국 외교부는 외신들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미국측에서 "왕 부시장이 영사관을 방문했고, 자발적으로 떠났다"고 밝히면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특히 9일 중국 당국이 공식으로 "왕부시장이 미국 영사관에 하루 머물렀으며 현재 모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중국 당국은 즉시 국내 여론 차단에 나섰지만 국외에서 활동하는 여러 매체들은 박서기를 견제하려는 세력이 왕 부시장을 이용해 박서기를 낙마시키려 했다는 등의 각종 설이 나왔다. 특히 박서기를 견제하는 세력이 왕 부시장의 부패 혐의를 잡고 위협해 박서기와 관련한 자료를 넘겨받으려 했었다는 설까지 나왔다. 또 왕 부시장이 자신을 버리려는 박서기와 의견충돌을 빚었고, 이에 미 영사관으로 향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 내몽고(內蒙古)에서 태어난 왕립군은 말단 경찰관으로 출발했다. 지난 2008년 중경시 공안국장으로 발탁하면서 출세가도를 달린다. 이후 그는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며 중경시 사법당국의 수장을 포함해 수백명을 구속시키면서 치안 영웅 대접을 받았다. 중경 포청천이란 별명도 얻었다. 지난 2011년 5월에는 중경시의 부시장으로 승진했다. 모두가 부패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리품이었다. 왕 부시장은 박서기의 심복중의 심복이었던 셈이다.

그런 그에게 이상이 생긴 것은 부시장으로 승진했으면서도 공안국장(경찰국장)을 겸임했지만 갑자기 공안 부문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박서기는 중국 8대 혁명 원로로 꼽히는 박일파(薄一波)의 아들이다. 따라서 2006년부터 그는 이미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감이란 소릴 들었다. 그러나 2007년 1월 부친이 사망하면서 그의 명성은 갑자기 흠이 가기 시작했다. 나서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튀는 것을 싫어하는 중국 지도층에 맞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2007년 상무부장에서 중경시 당서기로 옮아갈 때 그는 좌천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재기를 노렸다. 수단은 두 가지. '부패척결'과 '공산당 찬양'을 외쳤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중국 권력다툼은 집단 지도체제의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것이다. 중국은 모택동(毛澤東·1893년 12월~1976년 9월) 정권 이래 민주집중제라는 독특한 지도체제를 구축해 왔다.

민주집중제란 국가주석이 주도하지만 총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협의해 전체적인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상무위원이 되면 국가의 대소사를 모두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보통 중국 공산당내 계파는 상해(上海)방, 태자(太子)당, 공청(共靑)단으로 나뉜다. 상해방의 등장은 천안문(天安門)사태 이후다. 등소평(鄧小平·1904년 8월~1997년 2월)은 천안문사태를 진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강택민(江澤民) 상해 시장을 주석으로 끌어올린다.

강 주석은 상해 시장 시절 같이 일했던 이들을 대거 중앙 정치무대에 끌어올렸는데 이들이 지금의 상해방의 태두들이다. 주용기(朱鎔基)전 국무원 총리, 증경홍(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태자당은 중국 당·정·군 등의 고위층 인사들의 자녀를 일컫는 말로 현재 차기 주석으로 지목된 습근평(習近平) 국가부주석 그리고 이번 권력다툼 소용돌이에 휩싸인 박서기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공산주의청년단의 줄인 말인 공청단은 14세에서 28세의 엘리트 학생들로 만들어진 공산당 하부조직이다. 어려서부터 투철한 당성과 재능을 인정받은 공산당 엘리트들을 말한다. 호금(胡錦濤) 현 주석이 공청단 출신이다.

역사적인 출신 배경 때문에 상해방은 태자당과 같은 정치적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등소평은 상해방의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공청단 출신인 호금도를 강택민 다음의 차차기 후계자로 지명했다. 호금도가 중심이 된 공청단은 이극강(李克强)을 차기 국가주석으로 지원했으나 태자당과 상해방의 연합전선에 밀려 국무원 총리로 만족해야 했다.

올 하반기, 보통 10월쯤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 18기 전국대표대회가 차기 권력 출범을 알리는 최고 이벤트다. 보통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내 주요 권력직에 대한 선출이 끝난다. 정부 차원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공산당 외 다른 당들이 정치적 견해를 조율하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있지만 공산당에서 결정된 것을 비준하는 형식에 그친다.

◆著者姜元求 박사의 프로필

現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現광주여행문화원 회장/現 중국 심양. 남창 명예시민/ 前 전국시도관광협회연합회장/前 광주광역시관광협회장/ 前 광주권발전연구소장/前광주상아탑학원 원장 現 호남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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