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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하루는 노자를 만나보고 꾸지람을 듣고 나온 뒤 그의 제자들에게 노자를 만난 소감을 한마디로 “용을 만났도다”라고 하였다.

노자는 “현자들이 도리를 잘 모르는 백성을 구제하려고 인의예법을 세웠으나 오히려 자연을 문란케 하여 드디어 난세전국의 악과(惡果)를 초래하였다”라고 하였고, 또 “예는 인간의 진심이 적음으로 인해 이것을 장치하기 위하여 정해진 것이며, 사람이 진심일것 같으면 예의같은 것을 설교할 필요가 없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평하는 가운데 “그 사람에게는 법이 없어도 된다”라는 말을 한다. 법이 없어도 잘 되어가는 세상이라면 오직이나 바람직한 사회이겠는가마는, 법이 있어도 법을 교묘히 피하고 형식적으로 법에 맞추는 장난을 하는 무리들이 이 사회에는 더러 있으니 개탄치 않을 수가 없다.

오늘날 우리 교육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은 발전을 하였다. 그것은 온 국민의 신뢰 속에 이룩되어 왔고 또 그렇게 되어져야 한다.

그러나 근간 우리 교육계에는 국민의 신뢰에 흠이 가는 사항들이 더러 일어나고 있다. 검인정을 통하여 좋은 교과서를 공급하려는 것이 악용되어 부정한 금액이 오고 갔는가 하면, 교육연구를 통하여 현장교육을 개선함으로써 어린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장발달을 꾀하고자 하는 것이 점수따기 작전에 급급한다.

어린이 교육에 지장을 주는 일이 있었다든지 급식을 통하여 식사예법을 가르치고 영양을 공급하여 튼튼한 이 나라 2세를 기르고자 하는 것이 그로 인해 귀중한 어린 생명을 희생시켰는가 하면, 체력장 제도를 통하여 학생들의 체위의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그 운영의 잘못으로 또한 생명의 희생을 내는가 하면, 학생체육대회를 통하여 건전한 스포츠정신을 함양하려고 하는데 소위 부정선수를 넣어 곱고 바르게 자라야 할 어린이에게 사심을 불러 일으키는 일들이 있었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사항들이다.

이와 같은 사항들이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졌단 말인가? 국민은 그 자녀를 학교를 믿고 보낸다.

그 귀중한 국민의 자녀를 맡아 교육하는 교육자요, 그를 뒷받침하는 교육행정가이기에 그만한 식견과 인격을 갖추었다고 보는 것이다. 몇몇 사람의 잘못으로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가져온다는 것은 깊은 반성이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말하기를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세 가지 대상과 싸워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 인간, 자아 그 가운데도 가장 어려운 대상이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허위와 사악이 우리를 농락한다 할지라도 진심의 무기가 이를 물리쳐야 한다. 참 보다 거짓이 인간에 아부하는 접근이 강하다 할지라도 그를 과감히 물리치고 스스로 참에 접근하려고 노력할 때 인간의 바람직한 승리와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그와 같은 제도들이 있으니까 그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게 되니, 그와 같은 제도들을 없애버리면 되지 않겠느냐 하는 논자도 있으리라.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제도를 운영하는 인간의 진심인 것이다.

넓은 뜻에서 교육에서 교육을 경영하는 우리들이 진심을 바탕으로 노력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사악은 사라지고 국민은 교육을 신뢰하여 밝은 내일이 기약된다.

이정재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