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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政治人은 없을까요!

세상이 온통 시끄럽습니다. 잠시 그러다 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시끄럽습니다. 면역력이 생겨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다면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의 대부분은 정치(政治)로부터 비롯되고 있습니다.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 달라고 뽑아주니 오히려 우리를 괴롭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정치 없는 세상(世上)을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꼴이 말이 아닙니다. 없어지기 일보 직전이라고도 합니다.

그렇다고 야당이라고 형편이 나은 것도 아닙니다. 또다시 간판을 바꾸어 달 모양입니다. 간판 바꾸면서 재미 좀 보았나 봅니다. 국민들 눈에는 그 밥에 그 반찬이니 흥미도 없는데 말입니다.

옛날의 정치는 이렇지는 않았지요. 권력을 추구하되 명분을 중요시하였습니다. 노선(路線)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물러났습니다. 국민들에게 멋진 사퇴의 변(辯)을 남기면서 말입니다. 참으로 멋지게 보였습니다.

동생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형(兄)이 국회의원을 계속하겠다고 고집부리는 모습이나,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었는데 아들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지만 말입니다.

내놓을 만한 업적도 없으면서 연임하겠다고 치기(稚氣)를 부리다 망신만 산 대학총장도 없지 않습니다. 그 사람 아니면 안 된다며 잡기(雜氣)를 보이는 노망든 사람들도 없지 않고요. 이래서 세상만사(世上萬事)ㆍ천태만상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김구․신익희․조병옥처럼 대의(大義)를 위해 소리(小利)를 버릴 줄 아는 멋진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얼마나 감동적일까요? 야권(野圈) 통합이 급물살을 탈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내년 4월과 12월이 가까워지면 금배지와 청와대를 놓고 서로 으르렁거리는 모습이 불 보듯 뻔하겠지요? 죄 없는 우리 지역민들은 소화제 사러 약국을 찾게 될 거고요.

참, 기가 막힙니다. 원래 정치는 이런 것이 아니라고 배웠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성(理性)과 논리(論理) 그리고 합리성 같은 것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되고, 오직 정략(政略)과 사리(私利)만 횡횡합니다. 이제는 정말 멋있는 정치인이 백마(白馬) 타고 나타나기만을 기다려야 할까요?

오수열<조선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