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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규슈에 자주 다녔기 때문에 대마도에 꼭 한 번은 가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있었다. 그곳은 부산에서 겨우 50km도 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생각하길 왜 우리 땅이 되지 못하고 일본 땅이 되었는가 궁금하였다.

우리는 대마도를 왜구(倭寇)의 소굴로만 생각했으며, 아주 나쁜 사람들로만 생각하였다. 또한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면, 우리는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자는 사람들도 많았다. 부산에서 출발하면 대마도 북쪽 항구인 히타기츠항까지 불과 1시간 조금 넘었으며, 남쪽 항구인 이즈하라(嚴原)까지는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한국전망대는 부산이 훤히 부이고, 저녁에는 부산의 아름다운 네온싸인이 보인다. 대마도는 663년 나당(羅唐)연합군에 의해 백제를 멸망시키고, 대마도를 정벌하야 많은 인명피해를 주었으며, 고려와 몽고족인 원(元)나라와 함께 일본을 침략하기 위하여 1274년과 1281년 대마도를 정벌하여 쑥대밭을 만들었다.

이에 그들은 고려와 중국에 대한 원한을 많이 갖고 있었다. 우리는 왜구(倭寇)로 표기하지만, 그들은 원구(元寇)로 표기하고 있었다. 고려 말 왜구가 남해안을 자주하여 침범하여 괴롭혔다는 기록이 있다.

대마도는 경작지가 4%로 워낙 척박(瘠薄)한 땅이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하다. 고려 창왕 때나 조선 태종 때도 2차례에 걸쳐 대마도를 정벌하였는데, 조그만 지역을 수백척의 배로 쳐들어가 많은 인명 피해를 준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세미나에 조선은 명나라를 의식해 대마도를 무리하게 많은 배를 동원하여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다고 했다.

대마도는 한국과 일본의 중간에 끼어 있어 처음에는 한국에서 넘어간 송(宋)씨에 의해 세워져 그의 성씨를 조금 고쳐 종(宗)씨로 했다고 한다. 그들은 대마도는 원래 조선 땅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요청했으나 섬 사람들을 배척하는 우리의 특유한 성질 때문에 우리나라에 편입되지 않고 일본에 편입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임진왜란(壬辰倭亂) 이후에도 일본이 조선통신사 파견을 원했던 이유는 ‘권력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속셈이었고, 정치적 목적 외에 조선의 선진문화에 대해 경의를 표시하고 문화 흡수의 한 방편. 일본에서 새로운 장군의 승계가 결정되면 막부(幕府)는 대마도 번주(藩主)를 통해 조선에 통신사를 요청했다.

부산부터는 대마도 번주의 안내를 받아 시모노세키(下關)를 거쳐 각 번(藩)의 향응을 받으며 오사카(大坂), 에도(江戶)까지 갔다. 당시 일본인들은 조선통신사가 가는 길에 글씨나 그림 한 폭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렸는데, 요즈음 한류 바람과 같다고 볼 수 있었다.

일본의 후지하라 세이카(藤原惺窩)는 1590년 통신사 서장관으로 간 허균(許筠)의 형 허성(許筬)으로부터 유학을 알았으며, 1598년 정유재란으로 붙잡혀 간 강항(姜沆)선생으로부터 주자학을 공부하여 대학자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 뒤 일본의 시가현 출신인 아메노모리 호슈(雨森芳洲)는 당시 조선과 일본의 외교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는 조선어와 중국어에 능통했으며, 그의 저서 교린제성(交隣提醒)에 조선과 사이좋은 이웃이 되려면 “서로 속이지 않고, 다투지 않고, 성심을 다해야 한다” 고 강조하였다.

그는 26세부터 88세까지 대마도에서 조선과의 외교에 노력하여 오늘날의 韓日관계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노태우 전대통령도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 그를 높이 칭찬하기도 하였다. 대마도에는 고종황제의 딸인 덕혜옹주의 비와 수선사(修善寺) 최익현선생의 순절비가 있다.

덕혜옹주는 종무지(宗武志) 백작과 결혼 하여 딸 하나를 낳고 우울증에 걸려 이혼하고 한국에 들어와 창덕궁 낙선재에 살다 1989년 사망하였다. 최익현선생은 일본군사령부로 넘겨져 끈질긴 회유와 심문에도 굴하지 않고 저항하다가 대마도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단식으로 사절(死節)하기로 결심하고, 병을 얻어 순국했다.

조선 역관(譯官)들이 숙종 때 1703년 대마도 번주(藩主)가 죽자 그가 남긴 조선과 일본의 교류를 위해 헌신 한 것에 대해 조문하기 위하여 108명이 대마도에 도착하기 전 풍랑이 불어 전원이 죽게 된 애도의 비석인 조선국 역관 조난 위령비가 있다. 요즈음 대마도는 한국인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다. 일본 땅이지만 일본인들보다 한국인이 많은 지역이다. 어찌보면 한국에 대한 나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것은 찾을 수 없고 한국과 가까이 지낸 것을 좋게 생각하며 한글과 일본어가 많이 보인다, . 호텔이 가장 큰 것이 25객실이 넘은 것이 없다. 관광단 한 단체가 들어가도 한 곳에 다 재울 수 없어 이곳저곳 호텔 나뉘어 숙박하게 된 것을 보고 한 가지 느낀 점이 있다. 한 곳에서 싹쓸이 하지 않고 서로 나누어 살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대마도를 보면서 한일간은 서로 준중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랐다.

姜元求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