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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절은 쇠고 나면 남편의 사업과 자녀의 교육문제 등으로 점집이나 역술원이 문전성시다. 새해운수를 보기 위함인데 특히 총선이나 대선이 있는 해에는 입지자의 측근들까지 점집을 많이 찾는다.

한데 내년 2014년은 시·도 광역단체장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지방선거가 있어선지 1년을 앞서 점집과 역술원에 손님이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선진국에도 점을 보는 사람들이 많아 점장이의 수입이 짧짤하다고 한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점성술은 성점(星占)인데, 그날그날 운수를 적은 상설난을 둔 신문도 적지 않다. 20년 전 가장 인기가 있던 점장이는 뉴욕의 점성사 진 딕슨인데, 그는 비서 30명, 30대의 전화로 회원들로부터의 운수 질의에 응답해주는 회원제로 운용했다.

이렇다 보니 뉴욕의 다운타운거리에서 점판을 벌이고 있는 집시 점장이 앞에 쇼핑 나온 백인부인들이 열 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점성술이 칼데아인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추측은 너무 제한적이다. 로마에서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점성가들을 모두 「칼데아인」이라고 부르던데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칼데아지방의 마술사들이 「일반 점성술개론」을 정립한 것은 기원전 2500년경의 일이다. 이보다 앞서 기원전 6000년 무렵부터 앗시라아인들은 별을 관측하여 이론으로 정립하였다.

그러므로 점성술은 칼데아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빌로니아인, 앗시리아인 등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거주하던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탄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후 점성술은 기원전 3세기경부터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그리스 식민지에서 로마로 세력권을 넓혔다. 오리엔트에서 전투와 아시아와의 무역으로 로마제국시대에 와서 점성술은 거의 공인되다시피 했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을 본떠서 카이사르, 크라수스, 폼페이우스를 비롯한 역대 로마왕들은 정식 직함을 가진 점성가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는 훗날 중세와 르네상스시대로 이어져 국왕이 중대한 국사를 결정할 때 점성가들의 도움을 받곤했다. 16세기 초부터 프랑스에도 「국왕을 위한 점성가」라는 보직이 존재했으나, 1692년 루이 14세 때 와서 폐지되었다.

현대 점성술을 탄생시킨 주역은 그리스인들이다. 특히 기원후 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지리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프톨레마이오스는 시간과 날짜가 표기되어 있는 천궁도를 만들어 점성술을 체계화하는데 이바지 했다.

그 후 장 바티스트모렝은 프톨레마니오스의 자료를 17세기에 새로 발표된 이론에 접목시켜 「갈리카점성술」을 저술했다. 이렇게 볼 때 모렝을 현대점성술의 아버지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과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루익상부르공작의 사설점성가로서 활동하다가 1630년 콜레주도 프랑스의 수학교수로 임명되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음력 1월 8일 광주의 한 사주카페, 이른 시간이지만 빈 테이블을 찾기 힘들었다. 테이블마다 20·30대 젊은이들이 역술인과 마주앉아 미래를 점치고 있었다.

취업준비생 박모씨(28·여)는 ‘올해 안에 취직할 수 있을까’를 물었다. 박씨는 “신문에 나오는 운세도 안 믿는데 취업이 너무 힘들어 초인적인 힘이라도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김모씨(29·남)도 “취직이 안돼 혹시나 하고 물었더니 올해는 어렵다고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래도 궁극적으로 잘 된다는 말을 들었으면 괜챦다”면서 “점이 맞든 안 맞든 누구나 내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말해줬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에 불확실한 미래를 점쳐 보려 점집·사주카페 등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금전·직업운 관련 상담이 부쩍 늘었다. 주 고객층인 20·30대 여성뿐 아니라 40·50대 중년 남성이 많아진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여기다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어 선거관련 손님까지 많이 찾아 덤인 셈인데, 한 심리학교수는 “생존과 생활의 안정이 위협당할 때 그런 욕구가 커진다”고 말한다. 경기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많이 생겨야 할 것 같다.

고운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