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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세대가 문제다. 1955년에서 1964년까지의 범위로 잡고 있는 바, 나이로 보면 50세에서 60세 사이의 연령대로 800만명에 가까운 거대한 집단이다. 이 나이집단은 한국 전쟁 이후 가난하고 불안한 시기에 제한없이 출생된 세대이고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무진장 노력한 세대이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앞 세대 부모께서는 한풀이 식으로 억척스럽게 교육을 시켜 당시 ‘우골탑’이라 불리는 대학을 보내려 했고, 대학을 못가는 이는 산업화 되어가는 한국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세대이다.

원래 베이비부머는 미국에서 나온 용어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서 196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란 뜻으로 미국인구의 30%를 차지하는 신주도 계층을 뜻했다. 한국에서는 전쟁이 끝나고 1955년 이후 결혼이 한꺼번에 이뤄진 덕분에 생겨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우선 숫자가 많다.

미국이야 베이비부머세대들은 히피문화, 반전운동, 성해방 같은 다양한 사회·문화 운동을 주도했지만 먹고 살기 바쁜 한국은 우선 살아남는데 주력했다. 한국의 이 세대는 경제문제가 큰 문제였다. 공부도 해야 했다.

아이들도 잘 가르쳐야 했다. 집도 장만해야 했다. 이렇게 저렇게 극복했다 싶었는데 벌써 은퇴를 하거나 은퇴 단계가 된 것이다. 대량 퇴직이 본격화 된 것이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후대책을 뚜렷이 세워 놓은 것도 아니다. 아직도 학비가 들어간다.

부모도 공양해야 한다. 은퇴를 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평생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그럭저럭 벌어 먹고 살아왔는데 은퇴이후 벌이가 없다. 새 정부 들어 경제 민주화 입법과 선진국형 ‘근로조건 개선’ 법안으로 국회와 재계가 대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60세 정년 보장법 뉴스에 솔깃해진다. 통과되더라도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하니까 여기서 말하는 베이비부머세대는 거의가 남의 일이다. 일부가 혜택을 볼지는 모르겠다.

흔히 말하기를 술에 장사 없고, 매에 장사 없고, 세월에 장사 없다고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위의 세 가지와 맞대적을 하면 어느 새 떡실신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여기다 하나 더 보탠다면 ‘돈 없는 것에 장사 없다’이다.

나의 수중에 돈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자명해지는 순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떠나는가….

베이비부머세대는 아직은 우리가정이나 국가에서 허리 부분이다. 허리가 튼튼해야함은 말할 것이 없다. 아직도 수입을 창출해야하는 나이이다.

그러나 현실은 뭘 해보고 싶으나 신통치 않다. 중국집 오토바이 타고 배달 할 수도 없다. 24시 슈퍼에서 알바할 수도 없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고 오라는 데가 없다. 눈물로 밤을 보내는 베이비부머세대가 꽤 될 것 같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거대한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개인 능력에 따른 편차가 많다. 장관하는 사람도 있겠고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숫자의 고민이 한국의 문제이다. 이들은 대선에서 대부분 보수후보 대통령을 찍었다. 산업화를 이끌며 생산의 주체로, 또 소비의 주체로 주도해 왔던 이들이 정치 패러다임에서도 힘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노후의 안정을 바라는 마음이 작용했다 봐야 한다. 막강한 권력집단처럼 보이지만 개인으로 들어가면 현실이 밝지 않으니 정치권의 숙제이고 새 정부의 국정의 고민이다. 이 시대인들은 ‘경쟁’과 ‘과밀’을 거쳤기 때문에 생존의 경쟁력은 있다고 봐야한다. 그러면서 구세대를 떠받쳐야 되고 정보화 세대에 쫓기는 ‘낀 세대’이기도 하다. IMF 대규모 실직사태를 경험하기도 했고, 대규모 감원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만들어진 세대다. 소비시장에서는 ‘7080’이라는 독특한 문화코드가 있고 그 중심에 ‘58년 개띠’가 있다.

베이비부머들이시여. 심호흡을 하시라. 마음을 비우며 침착하게 대처해 나가시라. 살아왔던 경험의 연장에서 대책을 갖는 게 좋다. 새판잡이는 리스크가 많다. 식당 창업을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새 정부의 시책에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신용보증재단은 창업을 도와주는 기관이고, 지자체에서는 일자리 제공을 위해 여러 방법을 쓰고 있다.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고용노동부에서는 전기기술, 용접기술, 보일러 시공, 타일 등 뿐만 아니라 미용, 제과, 제빵업을 하도록 자격을 부여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한다. 각 도시마다 있는 고용센터를 찾아 상담하는 것도 좋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인력개발원도 있고, 중소기업청의 만 40세 이상 창업활성화 정책도 있다. 아산 정주영 회장님이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가면서 나가면 된다”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탁인석<한국폴리텍대학순천캠퍼스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