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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부모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부모와 자식과의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된다.

부모에 있어서 자식의 의미는 말로 표현하기조차 버거운 대상으로 흔히 금지옥엽(金枝玉葉)이라고도 한다. 그 누가 내 행복보다는 네 행복, 내 삶보다는 네 삶, 내 건강보다는 네 건강, 내 재산보다는 네 재산, 내 희망보다는 네 꿈이 중요하다고 여길 수 있겠는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이외에 이러한 명제가 진실 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정은 부족함이 없으며 자식의 보다 나은 생활에 대한 바램은 지극하기만 하다. 그런데 과거와 현대에 있어 부모의 바람은 다른 것 같다.

과거에는 배고픔의 해결과제가 인생의 주요 관심사였으므로 ‘우리 자식이 배불리 먹을 수만 있다면…’ ‘내 자식이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만 할 수 있다면…’ 등 자식에 대한 바람이 극히 현실적이었다. 과거의 부모들은 자식의 천재성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훌륭한 선생님에게 자식의 모든 교육을 맡기는 것을 이데아로 본 것이다.

그러나 현대 부모의 자식에 대한 바람은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부모는 자식의 생활에서 현실의 편안한 삶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는 남보다 훨씬 뛰어난 아이로 미래에는 엘리트가 될 거야.’, ‘내 아이는 어려서부터 남과는 다른 아이니까 무엇이든 가르쳐 주면 희망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 질 거야.’ 등 자식의 우월성에 상응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이에 현대 부모들의 교육 이데아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변화가 있었다. 그들은 현실 안주를 위한 수단으로써의 교육이 아닌 최상의 여건 아래서 최고의 교사들이 가장 뛰어난 자기 자식에게 특정 영역을 가르쳐 주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자기 또한 자식 교육의 훌륭한 후원자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이것의 훌륭한 매치가 교육 이데아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의 모든 부모의 교육 이데아가 똑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부모는 아직도 전통적인 교육 이데아인 현실 안주의 행복 추구를 위한 교육을 이데아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부모의 유형별 교육이데아는 어떻게 다를까?

데이비드 엘카인드(David Elkind)는 현대 사회 부모의 유형을 미식가형 부모(gourmet parents), 대학 출신 부모(college-degree parents), 금메달형 부모(golden medal parents), 자립형 부모(do-it-yourself parents), 개척형 부모(outward bound parents), 자수성가한 부모(prodigy parents), 교육프로그램을 쫓아다니는 부모(encounter group parents), 달콤한 부모(milk and cookies parents)로 나누었다.

물론 이러한 여덟 가지 유형의 부모는 현대 사회의 모든 부모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유형별 교육 이데아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미식가형 부모는 이미 자신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계층이므로 그들의 자녀 또한 자신들과 같은 성공한 생활이나 그보다 더 윤택한 생활을 목적으로 교육하게 된다. 대학 출신 부모의 경우 그 자신이 지식인이므로 매우 교양 있는 교육을 원하게 된다.

자립형 부모는 자녀의 양육에 대체로 느긋하며 자식은 스스로의 속도와 시간에 맞게 발달한다고 생각한다. 개척형 부모는 교육을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기능을 가르치는 것으로 본다. 자수성가한 부모는 그들 자신이 교육의 혜택이 아닌 특별한 재능과 능력으로 인해 성공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교육은 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오히려 둔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프로그램을 쫓아다니는 부모는 교육의 변화와 인간 관계의 개선을 선호하고 있으므로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 쫓아다닌다. 달콤한 부모는 자녀의 어린 시기는 즐기기 위한 것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인생의 각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독특한 유희와 즐거움, 중요한 것을 경험하기를 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는 달콤한 부모가 찾는 교육의 이데아를 원하고 있으나 몇몇 부모는 그들의 특성과 계층을 반영한 교육 이데아를 원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각기 다른 교육 이데아가 관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이데아가 자신의 위치나 환경을 위한 교육 이데아인지, 아니면 자녀를 위한, 자녀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한 교육 이데아인지를 생각해보면 진정한 의미의 교육 이데아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부모가 가장 소중한 자식을 위해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데아를 찾는 것은 자식의 건전한 생활과 행복한 미래에 대한 기초 설계와 같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정재 <광주교육대학교 前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