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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의 통과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비상대책위를 만들고 당직자들의 사퇴가 이어지는 위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표는 '정면대응’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 한나라당의 집안 싸움은 갈수록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 같다.

박 대표는 3일 “당 대표는 당론을 지킬 책임이 있다”며, 특별법 처리 합의에 흠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당 주류도 일단,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떠날 사람은 떠나라 붙잡지 않는다" 반응이다.

그러나 박 대표 쪽의 위기감도 심각하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박 대표의 지도력에 대해 당 안팎의 의구심이 크게 증폭됐다고 봐야 한다. 그 원인은 ‘국가 중대사’에 대해 당 소속 의원들과 당 지도부가 표결에서 각기 다른 행동을 취한 것은 지도력의 붕괴를 가져오고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로서는 위기에 빠진 당을 확고부동하게 장악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이미 사퇴했거나 사퇴 의사를 밝힌 10명 가까운 당직자들의 후임을 당장 메우는 일조차 쉽지가 않다.

또한 당내 행정도시 건설 특별법 처리에 반대해 3일 ‘수도 지키기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를 구성한 한나라당내 반대파 의원들은 잇따른 당직 사퇴에 이어 참여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으나, 투쟁위가 당내투쟁보다 대중적인 장외투쟁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도 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그러나 당내에서의 이런 기세와 달리, 투쟁위도 결속력의 한계도 내보이고 있다. 의원총회 소집요구가 지도부에 의해 묵살 당했는데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투쟁위 대책회의에는 불과 15명의 반대파 의원들만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 이번 사태가 당권 및 대선후보 경쟁과 얽혀있다는 당 안팎의 시선도 투쟁위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여론을 의식할 것이라는 시각이다.